SCMP "독자 OS 성공 여부, 안드로이드 앱과 호환성에 달려"
(홍콩=연합뉴스) 안승섭 특파원 = 미국 정부의 강력한 제재로 세계 스마트폰 운영체제(OS)를 지배하는 구글 안드로이드를 쓸 수 없게 된 화웨이가 7년 전부터 독자 OS를 개발해온 것으로 드러났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1일 보도했다.
SCMP에 따르면 7년 전 화웨이 창업자인 런정페이(任正非) 회장은 중국 선전(深천<土+川>) 본사 인근에 있는 호숫가 빌라에서 며칠 동안 비밀회의를 벌였다.
'호숫가 회동'으로 이름 붙여진 이 회의에서 화웨이 경영진은 미래에 있을지도 모를 미국의 제재에 대비해 구글 안드로이드를 대체할 수 있는 독자적인 OS를 개발해야 한다는 데 뜻을 모았다.
이후 현재 화웨이 순환 회장을 맡는 에릭 쉬가 이끄는 독자 OS 개발 태스크포스가 극도의 보안 속에서 가동됐다. 이 팀은 출입이 통제된 장소에서 일했으며, 이곳에는 연구자도 개인 휴대전화를 가지고 들어갈 수 없었다.
2012년 당시 세계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이 5%에 지나지 않던 화웨이는 이제 삼성에 이어 세계 2위의 스마트폰 제조업체로 올라섰다.
하지만 지난해 말부터 미국 정부의 압박이 심해져 구글 OS를 쓸 수 없게 될 가능성이 현실화하면서 화웨이는 그동안 비밀에 부쳐왔던 독자 OS 개발 사실을 밝혔다.
화웨이의 모바일 부문 최고경영자 위청둥(余承東)은 지난 3월 독일 언론 디벨트와 인터뷰에서 "우리는 자체 운영체제를 준비했으며, 만약 이 시스템(안드로이드)을 사용할 수 없다면 우리는 준비된 '플랜 B'를 실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 국가지적재산권국 상표국에 따르면 화웨이가 새로운 상표 '훙멍(鴻蒙)' 등록을 마쳤으며, 이를 독자 OS의 명칭으로 사용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유럽에서는 '아크(ARK)'라는 상표 등록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위청둥은 위챗(微信·중국판 카카오톡)을 통해 독자 OS가 이르면 올해 가을 늦어도 내년 봄에 나올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SCMP는 "화웨이 독자 OS의 성공 여부는 기존 안드로이드 OS 기반으로 개발된 애플리케이션과 얼마나 매끄럽게 호환이 되느냐에 달려있다"며 "마이크로소프트나 삼성도 아직 성공하지 못한 독자 OS의 시장 정착에 화웨이가 성공할지 주목된다"고 전했다.
ssa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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