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유물부 "밀반출 유물이면 반환해야"…크리스티 "경매 적법"
(카이로=연합뉴스) 노재현 특파원 = 세계적인 경매회사 크리스티가 이집트의 고대 파라오 투탕카멘의 조각상을 경매에 부치려고 하자 이집트 정부가 밀반출된 유물이 아니냐며 반발하고 있다.
11일(현지시간) 이집트 언론 알아흐람에 따르면 이집트 고대유물부와 외무부는 최근 크리스티와 유네스코(UNESCO)에 투탕카멘 조각상의 판매 절차를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크리스티는 투탕카멘 조각상의 머리 부분을 다음달 4일 영국 런던에서 경매에 부칠 예정이다.
이집트 고대유물부의 고위 관계자는 경매에 나올 조각상의 소유주를 증명할 자료를 달라고 크리스티에 요청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조각상 조각이 불법적으로 해외에 밀반출된 것으로 판명되면 이집트 외무부는 인터폴과 공조해 판매를 중단하고 반환하기 위한 모든 법적 조처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이집트 정부가 경매 중단을 요청한 유물은 크기가 28.5㎝이고 갈색 규암으로 조각됐다.
![](https://img.yonhapnews.co.kr/etc/inner/KR/2019/06/12/AKR20190612001900079_01_i.jpg)
크리스티는 경매가가 500만 달러(약 59억원)를 넘을 것으로 보고 있다.
'소년 파라오'로 유명한 투탕카멘은 3천여년 전인 기원전 14세기에 살았고 9세에 파라오에 즉위해 19세에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
1922년 나일 강 서쪽 '왕가의 계곡'에서 발굴된 투탕카멘의 묘에서는 많은 부장품이 나왔다.
특히 화려한 투탕카멘 황금가면은 이집트의 대표적인 유물로 꼽힌다.
이집트 정부는 1983년 당시 개인이 소장하지 않은 모든 문화재를 정부 소유로 규정하고 이를 팔거나 수출할 수 없게 하는 법을 제정했다.
최근 이집트 당국은 2011년 시민혁명을 거치며 약화된 관광산업을 회복하려고 새로운 유물 발굴에 공을 들이고 있다.
AP통신에 따르면 크리스티는 투탕카멘 조각상의 경매가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크리스티는 1985년 이 유물을 독일 뮌헨에서 활동하던 거래상 하인츠 헤르체르에게서 획득했고 그 전에는 오스트리아인 조지프 메시나가 소유주였다고 설명했다.
noj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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