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코미디언, 9·11 구조대원 보상기금 외면한 의원들에 쓴소리

입력 2019-06-12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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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코미디언, 9·11 구조대원 보상기금 외면한 의원들에 쓴소리
존 스튜어트 "의원들 무관심, 미국의 수치며 의회 얼굴에 먹칠하는 것"



(서울=연합뉴스) 임성호 기자 = 미국의 인기 정치풍자 프로그램 '데일리쇼'로 유명한 코미디언 존 스튜어트(56)가 9·11 테러 때 부상당한 구조대원들에 대한 보상을 목적으로 조성한 기금이 고갈돼 가는 데도 큰 관심을 보이지 않는 의원들에게 쓴소리를 내놓았다.
오랫동안 9·11 피해 구조대원들의 권익을 위한 활동을 펼쳐 온 스튜어트는 내년에 만료되는 보상기금 기한 연장과 추가 보상금 지원 등을 촉구하기 위해 11일(현지시간) 하원 법사위원회 청문회를 찾았다고 AP,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하지만 이날 스튜어트가 출석한 법사위 산하 헌법과 시민적 정의 소위의 의원석 14석 중 대부분은 의원들이 출석하지 않아 비어 있었다.
스튜어트는 증언대에 올라 거의 텅 빈 의원석을 가리키며 "아프고 죽어가는" 9·11 피해 구조대원들과 가족들이 의회에 왔는데도 이들의 이야기를 들을 의원들이 "아무도 없다"고 일갈했다.
이어 "그들(의원들)은 어딨는가? 그들의 냉담한 무관심과 위선에 악의가 없다고 할 수 있겠지만, 사실 그렇지 않다"며 "그들의 무관심 때문에 이분들(구조대원과 가족)은 '시간'이라는 가장 소중한 것을 잃어 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부끄럽다. 이건 이 나라의 수치고 이 기관(의회)의 얼굴에 먹칠하는 것"이라고 질타했다.
또 "당신들은 여기 출석하지 않은 이들 때문에 스스로 부끄러워할 줄 알아야 한다"면서 "그런데 당신들은 그럴 것 같지가 않은데, '책임감'이라는 게 이곳에 있는 것 같지 않기 때문"라며 비꼬았다.
스튜어트는 의원들에 대한 비판을 내뱉으며 목청을 높이고 때로 눈시울을 붉히는 등 다소 격앙된 태도를 보이기도 했다.



스튜어트의 지적에 공화당 마이크 존슨(루이지애나) 하원의원은 구조대원 보상기금 기한 연장법이 높은 지지로 통과될 것이며, 의원들이 구조대원과 가족들에 대해 무례한 태도를 보이려 한 것도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미 의회는 9·11 당시 구조작업에 참여했다가 2006년 호흡기 질환으로 사망한 경찰관의 이름을 딴 '자드로가 법'을 2010년 통과시킨 후 구조대원 보상기금을 마련해 유관 질병으로 고통받는 이들을 지원해왔다.
다만 공화당 등의 반대로 이 기금은 영구적으로 운영되지 못하고 5년마다 여야 협상을 거쳐 갱신되고 있다. 현재 운영 중인 기금은 내년 12월 종료된다.
또 기금이 고갈돼 가는 가운데 올해 2월부터는 보상금 액수가 기존 지급액의 최대 70%까지 삭감됐다.
현재까지 전체 기금 74억 달러(약 8조7천억원) 중 50억 달러(약 5조9천억원) 이상을 피해자에 지급했지만, 여전히 2만1천여명의 피해자가 보상을 기다리고 있어 추가 재원이 필요한 상황이다. 특히 기금의 내년 종료를 앞두고 보상금 청구 건수가 급증하면서 사정은 더욱 어려워진 것으로 알려졌다.
sh@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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