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GI가 비판 보도자료 내자 '맞불 자료'…주가폭락론 등에 반박
(서울=연합뉴스) 김동규 기자 = '물컵 갑질' 장본인 조현민 전 대한항공[003490] 전무의 경영복귀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커지는 가운데 한진그룹이 "조 전무는 검증된 마케팅 전문가"라며 적극적인 비호에 나섰다.
한진그룹은 12일 오후 'KCGI 주장 관련 입장' 제목의 보도자료를 냈다.
이 자료에는 이날 오전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일명 강성부 펀드)가 조 전무의 경영복귀를 비판하며 근거로 삼은 내용을 조목조목 반박하는 내용이 담겼다.
한진[002320]은 먼저 '물컵 갑질' 사건으로 진에어 등 한진칼[180640] 보유 계열사 주가 폭락으로 주주 피해가 발생했다는 KCGI 주장에 대해 "사실과 다른 억지"라고 해명했다.
한진은 "작년 중반부터 경기변동, 유가 등 대외요인으로 항공 업종 주가가 전반적으로 하락했다"며 "저비용항공사(LCC) 경쟁업체인 제주항공[089590]과 진에어의 주가 움직임이 큰 차이가 없다"고 근거를 댔다.
한진에 따르면 주식시장에서 진에어의 전날 종가는 2만2천300원, 작년 4월 12일 '물컵 갑질' 사건 이후 현재까지 진에어 주식 최고가는 3만2천950원으로, 최고가 대비 종가 비율은 68%다.
경쟁사인 제주항공의 경우 전날 종가가 3만5천600원, 작년 4월 12일 이후 최고가가 5만1천원으로, 최고가 대비 종가 비율은 70%다. 진에어(68%)와 비교해 큰 차이가 없다는 것이 한진 측 설명이다.
KCGI가 조 전무의 보수 및 퇴직금 지급에 관해 문제를 제기한 것을 두고도 한진은 "이사회 결의를 거쳐 주주총회에서 정해진 절차에 따라 승인된 것으로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다.
한진은 여기서 더 나아가 "주주 승인에 따라 적법하게 지급된 퇴직금 등을 문제 삼는 것은 오히려 주주 권한을 무시하는 행태"라고 공세를 폈다.
한진칼의 조 전무 재선임 과정이 적절했는지 따져봐야 한다는 KCGI 주장에 대해서도 한진은 "임원 채용은 이사회 결의가 필요한 사안이 아니다. 한진칼 임원 채용 절차 등 내규에 따라 적법하게 채용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한진은 아울러 "조 전무는 검증된 마케팅 전문가로, 이를 통한 그룹 주주가치 제고가 가능하다"며 적극적으로 조 전무를 엄호했다.
한진은 "조 전무는 대한항공과 진에어 등 한진그룹에서 10년 이상 광고·마케팅 업무를 담당하며 스토리텔링 기법 광고, 차별화된 마케팅, 이와 연계한 공유가치창출(CSV) 활동을 성공적으로 해온 바 있다. 풍부한 마케팅 경험을 토대로 그룹의 전반적인 매출 증대에 기여하는 한편, 이를 통한 주주가치 제고에 적극 기여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KCGI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한진칼 이사들에게 조 전무 선임의 배경과 보수 등을 묻는 서한을 보내겠다고 밝혔다.
KCGI는 보도자료에서 "한진그룹의 기업가치를 크게 훼손해 주주와 임직원 등에게 막대한 피해를 준 전력이 있는 조현민 전무가 자신이 일으킨 각종 문제에 대한 수습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그룹에 복귀하는 것은 책임경영의 원칙에 반하는 것"이라며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KCGI는 투자목적회사 그레이스홀딩스 등을 통해 한진칼의 지분 15.84%를 보유한 한진칼의 2대 주주다.
KCGI는 최근 서울중앙지법에 고(故) 조양호 회장 퇴직금·퇴직위로금 지급과 관련한 검사인 선임과 장부 열람허용 가처분 신청을 내기도 했다.
dk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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