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러시아제 S-400 미사일 구매 강행두고 美-터키 공방 가열

입력 2019-06-12 19:09  

터키 러시아제 S-400 미사일 구매 강행두고 美-터키 공방 가열
美, 경고 서한·터키 조종사 훈련 배제…터키 "동맹 정신 위배" 반발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터키의 러시아제 방공미사일 시스템 S-400 구매 계획과 관련한 미국-터키의 공방전이 가열되고 있다.
미국의 강력한 경고에도 터키가 러시아제 미사일 구매 계획을 철회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이 터키를 압박하기 위한 조치에 착수했고 이에 터키가 반발하고 나섰다.
훌루시 아카르 터키 국방장관은 12일(현지시간) 터키를 미국 F-35 전투기 국제 공동프로젝트에서 제외할 것이란 미 국방부 수장의 서한은 동맹 정신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터키는 F-35 전투기 국제공동프로젝트의 일원으로, 여러 가지 부품을 생산·공급한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패트릭 섀너핸 미 국방장관 대행은 지난 6일 아카르 터키 국방장관에게 보낸 서한에서 터키가 러시아제 방공미사일 S-400 구매 계획을 포기하지 않으면 F-35 국제 공동프로젝트에서 제외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서한에는 특히 미국의 요구가 받아들여 지지 않을 경우 F-35 생산과 관련해 터키 항공업체들과 맺은 계약을 2020년까지 종료하고, 미국 애리조나주 루크 공군기지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터키 조종사 훈련과 플로리다주 에글린 공군기지에서 이루어지는 터키 정비 인력 훈련 등도 종료될 것이라는 경고가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아카르 장관은 터키가 섀너핸 국방장관 대행의 서한에 대한 답장을 준비하고 있으며 며칠 내로 미국 측에 보내질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13일 섀너핸 대행과 전화통화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국은 실제로 터키 압박을 위한 구체적 조치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 CNN 방송은 애리조나 루크 기지에서 F-35 조종 훈련을 받던 터키 조종사 26명이 훈련 프로그램에서 제외됐다고 11일 보도했다.
마이크 앤드루스 미 국방부 대변인도 이 같은 사실을 확인하면서 터키가 노선을 바꾸지 않으면 F-35 프로그램에 대한 터키의 참여를 계속 줄여나갈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국 측은 터키가 러시아와 미국에서 각각 도입하려는 S-400 미사일과 F-35 전투기를 함께 운용할 경우 F-35의 기밀 정보가 러시아 측으로 유출되고 F-35의 안전에 위협이 될 수 있다며 S-400 도입 중단을 요구하고 있다.
미국의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동맹국인 터키는 그러나 구매 조건이 유리하다는 이유를 내세워 미국 무기 도입과 별개로 S-400 미사일 도입을 강행한다는 방침을 고수하고 있다.


cjyou@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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