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퓰리즘 정부, 난민 단속 강화…공권력 도전에 대한 처벌도↑
(로마=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이탈리아 정부가 비정부기구(NGO)의 난민구조선이 허가 받지 않고 이탈리아 항만에 들어올 경우 최대 5만 유로(약 6천500만원)의 벌금을 부과하기로 했다.
12일(현지시간) 코리에레델라세라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극우성향의 정당 '동맹'과 반체제 정당 '오성운동'으로 구성된 포퓰리즘 정부는 전날 각료 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 등을 담은 법령을 승인했다.
작년 6월 취임 이후 강경 난민 정책에 앞장서고 있는 마테오 살비니 부총리 겸 내무장관이 주도한 이 법령에 따라 향후 이탈리아 해역으로의 진입 금지 명령을 어기고, 입항한 민간 난민 구조선들은 1만∼5만 유로의 벌금에 처해진다. 이 같은 벌금은 해당 선박의 선장이나 운영 단체, 선박의 소유주가 납부해야 한다.
정부는 또 이탈리아 해역 금지 지시를 반복해서 위반하는 선박에 대해서는 영구적으로 몰수 처분을 할 수 있도록 했다.
아울러, 기존에 건설교통부 소관이던 이탈리아 해역 금지 명령을 살비니 부총리가 이끄는 내무부로 이관하기로 했다.
법령에는 경찰 등 치안요원들을 공격하는 사람들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는 조항도 포함됐다.
경찰을 상대로 야구방망이나 폭죽을 사용할 경우 최대 4년의 징역형에 처해질 수 있고, 신원을 드러내지 않기 위해 복면을 쓰고 시위를 하는 사람은 징역 3년형이나 6천 유로(약 800만원)의 벌금 처분을 받는다.
살비니 부총리는 "이번 법령으로 이탈리아의 안전이 한 단계 진전됐다"며 "모든 국내법, 국제법에도 부합한다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이 법령은 위헌 논란과 유엔 등으로부터 제기된 인권 침해 우려 등으로 인해 수 주 동안 통과가 미뤄진 바 있다.
한편, 지중해에서 난민 구조 활동을 벌여 온 대표적인 NGO 중 하나인 'SOS 메디테라네'는 이탈리아의 강경 난민 정책으로 지중해에서 활동하는 난민구조선이 급감했음에도 불구하고, 난민들은 다른 대안이 없는 까닭에 목숨을 걸고 계속 지중해를 건너고 있으며, 이에 따라 사망자가 급증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이 단체의 관계자는 올 들어 유럽으로 가기 위해 지중해를 건너다가 사망한 난민 수는 작년에 비해 4배가량 증가했다고 밝혔다.
ykhyun1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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