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서영 기자 = 미국 펜타곤(국방부)에서 배출하는 온실가스가 유럽 내 웬만한 중간급 국가보다 많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이는 전 세계 미군을 관할하는 펜타곤 단일조직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포괄적으로 규명한 첫 번째 연구라고 로이터통신 등 외신이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 브라운대에서 발표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펜타곤은 지난 2017년에만 약 5천900만t에 달하는 이산화탄소 및 온실가스를 배출했다.
연구 저자인 보스턴대 네타 크로퍼드 정치학 교수는 "펜타곤을 하나의 국가로 계산하면 세계 55위의 탄소 배출국인 셈"이라고 밝혔다.
이는 같은 해 국가별 탄소배출량을 집계한 글로벌 카본 아틀라스(Global Carbon Atlas) 순위에서 57위와 65위를 차지한 포르투갈과 스웨덴의 1년 치 온실가스 배출량을 능가하는 수준이다.
크로퍼드 교수는 펜타곤에서 사용하는 에너지의 약 70%가 병력 기동과 무기 운용 시 필요한 제트·디젤 연료를 태우는 과정에 투입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크로퍼드 교수는 "펜타곤이 온실가스 배출량을 낮출 수 있는 여지도 충분히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펜타곤이 지난 2009년부터 효율이 높은 군용 차량을 도입하고, 보다 깨끗한 에너지를 사용하는 쪽으로 전환하면서 연료 소비를 획기적으로 줄였다"고 밝혔다.
크로퍼드 교수는 또 "재생에너지의 비중이 높아지면서 원유가 더는 최우선순위 에너지원이 아니다"라며 "페르시아만 원유를 지키기 위한 '연료가 많이 드는' 군사 작전을 축소한다면 연료 소비를 더 큰 폭으로 절감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펜타곤은 지난 1월 의회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기후변화를 '국가 안보문제'로 규정하고 다수의 대응 방안에 착수한 상태다.
유엔 세계기상기구(WMO)는 지난해 11월 이번 세기에만 지구 평균 기온이 3∼5℃ 상승했으며, 이는 당초 목표치였던 '2℃ 이하'를 크게 넘어선 것이라고 발표했다.
과학전문지 네이처(Nature)도 지구 온도가 4℃ 상승하면 기후변화로 인한 충격은 5배 이상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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