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박진형 기자 = 신한금융투자는 13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미중 무역분쟁 대책의 하나로 중국 첨단기술주 증시 커창판(科創板) 개설을 서두르고 있다고 진단했다.
최원석 연구원은 "올해 중국 자본시장의 최대 이벤트인 커창판 설립에 속도가 붙었다"며 "현재 거래 제도와 시스템 정비 막바지 단계로서 이르면 3분기 중 개장이 가능하다고 현지에서는 보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지난해 11월 시 주석이 미국 나스닥과 같은 기술·벤처주 전문 증시의 필요성을 역설한 지 불과 반년만인 현재 이미 3개 기업이 커창판 상장 승인까지 마친 상태"라고 소개했다.
최 연구원은 "시 주석 주도로 커창판 설립이 속도를 내는 배경은 미중 분쟁 심화"라며 "커창판은 미국의 견제 대상인 중국 첨단산업을 육성하는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과거처럼 중국 정부가 직접 보조금을 지급하기 어려워진 가운데 커창판이 첨단산업 기업의 자금 조달 통로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상하이증권거래소에 개설 예정인 커창판은 선전거래소의 창업판(ChiNext)과 유사한 중소형 기술주 전문 시장이지만, 창업판보다 상장 절차가 간소화되고 진입 문턱도 낮아져 기술력만 입증되면 적자 기업도 상장할 수 있다.
기업공개(IPO) 등록제가 적용돼 거래소 조건에만 부합하면 상장 신청 후 6~9개월 만에 상장이 가능하다.
그는 또 "알리바바, 바이두와 같은 가변이익실체(VIE·Variable Interest Entities, 해당 기업과 지분 관계는 없지만 계약을 통해 경영권을 행사하는 법인) 지배구조와 차등의결권도 허용돼 그간 해외증시로 발길을 돌렸던 유니콘 기업들의 현지 상장 유인도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최 연구원은 "지난주까지 총 117개 기업이 커창판 IPO 신청 서류를 제출했다"며 "이 중 정보기술(IT) 업종이 42%, 헬스케어가 22%를 각각 차지해 신성장 산업 비중이 64%에 달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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