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자 기업도 中증시 상장 길 열려…'대어급' 中기업들 상장 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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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하이=연합뉴스) 차대운 특파원 = 중국 정부가 자본시장 개혁의 일환으로 추진해온 기술·창업주 주식 전문 시장인 과학창업판이 13일 개장했다.
류허(劉鶴) 부총리, 리창(李强) 상하이시 당서기, 이후이만(易會滿) 증권감독관리위원회 주석(장관급)은 13일 상하이 푸둥 샹그릴라 호텔에서 열린 제11회 루자쭈이(陸家嘴) 포럼에서 개장 버튼을 누르며 과학창업판 정식 운영을 선언했다.
류 부총리는 "과학창업판 개장은 중국 자본시장 선진화, 금융시장 개방 심화, 과학혁신 심화에 있어 중대한 의의가 있다"며 "특히 과학창업판에 적용되는 (상장) 등록제는 선택권을 시장에 돌려준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하다"고 밝혔다.
과학창업판은 상하이증권거래소에 추가로 설치될 예정인 기술창업주 전문 시장이다.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은 작년 11월 중국국제수입박람회 기조연설에서 미국의 나스닥 같은 기술창업주 전문 시장인 과학 창업판을 추가로 개설하겠다면서 여기서는 허가제가 아닌 등록제가 시범 적용될 것이라고 처음 공개한 바 있다.
과학창업판에는 사업성이 우수한 기술기업이 기존 증시보다 손쉽게 상장할 수 있게 해 주는 상장 특례 제도가 운영된다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다.
대표적으로 기존 중국 증시에는 적자 기업은 상장할 수 없지만 과학창업판에는 적자 기업도 상장이 가능하다.
중국 정부는 과학창업판 개장 이후 대어급 기업들이 미국, 홍콩 증시가 아닌 중국 본토 증시에서 상장될 수 있도록 유도할 것으로 전망된다.
아울러 전문가들은 미국이 중국의 정부 주도 차세대 기술 육성 방식을 불공정한 산업 정책으로 지목한 상황에서 중국 정부가 직접 기업에 자금을 대던 방식에서 자본시장을 통한 우회적인 방식으로 차세대 유망 기업에 자금이 공급될 수 있도록 하는 새로운 체계를 갖췄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최근 과학창업판 운영 주체인 상하이증권거래소는 상장심사위원회를 열고 웨이신(微芯)생물, 안지(安集)과학기술, 톈준(天准)과학기술 3사의 상장 신청에 동의한다고 결정했다.
ch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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