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20월드컵] "우리 감독님은요, 착한 동네 아저씨 같아요"

입력 2019-06-14 06:45   수정 2019-06-14 14:50

[U20월드컵] "우리 감독님은요, 착한 동네 아저씨 같아요"
고재현 "감독님을 위해 뛰어보자 생각할 때 있을 정도"




(우치[폴란드]=연합뉴스) 배진남 기자 = 한국축구의 미래들을 이끌고 국제축구연맹(FIFA)이 주관하는 남자대회에서 사상 처음으로 결승에 올라 우승까지 도전하는 정정용(50) 20세 이하(U-20) 대표팀 감독의 리더십이 주목받고 있다.
정 감독은 선수 시절 '완전' 무명이었다. 실업축구 이랜드 푸마에서 6년 동안 센터백으로 뛰다가 부상으로 28세의 이른 나이에 선수 생활을 접었다.
이후 지도자의 길에 들어선 그는 2006년부터 대한축구협회 전임지도자로 활동했다.
고향 팀인 대구FC 수석 코치를 지냈던 2014년을 제외하고는 약 12년 동안 연령대 대표팀을 지도하며 한국축구의 미래들을 키워왔다. 이 연령대 선수들에게는 '지시가 아니라 이해를 시켜야 한다'는 게 그의 철학이다.
정 감독은 '자율 속의 규율'을 강조한다.
선수들에 따르면 정 감독은 대표팀 소집 기간 휴대전화 사용은 물론 선수들의 자유 시간을 존중한다. 가벼운 숙소 밖 외출은 오히려 권할 정도다.

14일(이하 한국시간) 폴란드 우치의 공식 훈련장에 만난 미드필더 고재현(대구)은 "감독님은 우리가 쉴 때 전혀 간섭하지 않으신다. 최대한 편하게 쉴 수 있게 해 주신다"면서 "휴대폰도 자유롭게 쓰고, 잠들 때도 일찍 자는 선수도 있고 아닌 선수도 있다"고 대표팀 생활을 전했다.
그는 이어 "감독님은 우리가 숙소에만 있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으신다"면서 "나가서 커피도 한잔하고 그렇게 활동하는 걸 좋아하신다"고 말했다.

실제로 선수들은 도심에 위치한 숙소에 머물 때는 쉬는 시간에 삼삼오오 무리를 지어 인근 쇼핑몰 등을 둘러보고 카페에도 들러 차 한 잔의 여유를 나누기도 한다.
고재현은 "해외에 나가보진 않았지만 이야기를 듣기로는 외국 마인드를 가진 분이라고 한다"면서 "우리를 엄청 생각해주시기 때문에 운동장에서 '감독님을 위해 뛰어보자'고 생각할 때도 있다"라고까지 했다.

'선수들에게 심한 말을 할 때는 없으시냐'는 물음에는 "대구 분이라 사투리를 장난스럽게 하시는 정도다"라고 웃으면서 "무섭다는 느낌보다는 착한 동네 아저씨처럼 편한 느낌이 든다. 오히려 우리가 다가갈 수 있게 따뜻하게 받아주신다"고 정 감독의 리더십을 소개했다.
대표팀이 2019 FIFA U-20 폴란드 월드컵 에콰도르와의 4강전에서 1-0으로 이겨 사상 첫 결승진출을 이룬 뒤 관중에게 인사를 하고 나서 선수들은 생수병들을 들고 아버지뻘인 정 감독에게 물세례를 퍼붓기도 했다.
흠뻑 젖은 정 감독의 얼굴에는 미소가 떠나지 않았다. 그는 기자회견에서도 "우리 선수들이 흥이 많다. 경기를 마친 뒤 자유롭게 표출한다"며 어린 제자들은 치켜세웠다.
그렇다면 정 감독의 부드러운 리더십에 꾀를 부리는 선수들은 없을까. 고재현은 잘라 말했다. "이 대회가 얼마나 중요한 지 스스로 알기 때문에 알아서 선을 지킨다."
대표팀은 16일 오전 1시 우치 경기장에서 우크라이나와 대망의 결승전을 벌인다.
hosu1@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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