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교육부 "화웨이 기부금 등 외국자금 밝혀라"…2개 대학 조사

입력 2019-06-14 10:32  

美교육부 "화웨이 기부금 등 외국자금 밝혀라"…2개 대학 조사
"중·러·사우디·카타르 자금 파악…다른 학교도 조사 가능성"


(서울=연합뉴스) 이세원 기자 = 미국 교육부는 화웨이를 비롯한 중국 기업이 자국 대학에 제공한 자금 등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고 AP통신이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교육부는 조지타운대와 텍사스A&M대가 외국으로부터 받은 기부금이나 외국과 맺은 계약 등을 연방 정부에 제대로 신고하지 않았다고 우려하며 이들 대학에 서한을 보내 과거 수년 치 재정 기록 공개를 요구했다.
교육부는 이들 대학에 카타르 분교의 자금 조달과 관련한 정보와 중국, 러시아, 사우디아라비아 및 이들 국가에 있는 특정 기업과 관련한 거래 정보를 밝히라고 요구했다.
미국 연방법은 미국 대학이 외국이나 외국 기관으로부터 25만달러(약3억원) 이상의 기부를 받거나 이들과 이 금액 이상의 계약을 하는 경우 당국에 신고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교육부는 조지타운대와 텍사스A&M대가 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조사 담당자는 특히 중국 기업 화웨이와 ZTE로부터 받은 자금도 공개하라고 이들 대학에 명령했다.
조지타운대의 경우 러시아 사이버 보안업체 카스퍼스키랩을 포함해 러시아 및 사우디아라비아 측으로부터 받은 모든 자금에 관해 상세히 밝히라는 요구를 받았다.
이런 요구는 미국 대학으로 흘러 들어가는 외국자금을 정밀히 조사하고 대학이 보고 실태를 개선하려는 광범위한 활동의 일환이다.
미국 정부가 화웨이나 ZTE가 미국 안보에 잠재적으로 해로운 행위를 하고 있다고 규정한 가운데 이뤄지는 것이라서 더 주목받는다.
당국은 이번 사안이 대학의 투명성이나 국가 안보와 관련해 매우 중요하다고 판단하고 있으며 조지타운대와 텍사스A&M대 외에 다른 학교들도 비슷한 요구에 직면할 가능성이 있다고 익명의 정부 관계자는 전했다.

교육부는 이번 조사에서 규정을 위반이 확인되면 해당 대학에 재정적인 불이익을 줄 것이며 법무부에 통지하는 등 법적인 대응을 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조지타운대 관계자는 학교 측이 교육부의 서한을 검토 중이며 조사에 협조할 것이라고 밝혔다.
교육부는 외국으로부터 대학에 흘러 들어가는 자금에 대해 당국이 제대로 점검하지 않는다는 정치권의 문제 제기가 이어지자 조사에 착수했다.
미국 상원 상설조사 소위원회(PSI)는 공자학원을 8개월에 걸쳐 조사한 결과를 올해 2월 발표하고서 공자학원이 투명하게 운영되지 않으면 문을 닫아야 한다고 경고했다.
조사 결과에 의하면 공자학원을 운영하기 위해 중국으로부터 25만달러 이상을 받는 미국 학교의 약 70%가 자금에 관해 제대로 신고하지 않았으며 교육부도 이를 잘 감독하지 않았다고 AP는 전했다.
PSI 위원장인 랍 포트먼 공화당 상원의원은 "미국 학교가 외국 정부로부터 돈을 받으면 미국 국민이 이를 알 권리가 있다"며 교육부의 조사 착수를 환영했다.
sewonle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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