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치분권에서 소외받는 기초정부 문제 제기"
(수원=연합뉴스) 김인유 기자 = "중앙정부가 제대로 자치분권을 하려면 기초자치단체와 협의를 하라고 요구하겠다. 제대로 한번 일해보겠다."
지난 12일 민선7기 제2차연도 전국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장으로 추대된 염태영 수원시장은 14일 연합뉴스와 한 인터뷰에서 "중앙정부가 기초지자체를 제외한 채 광역지자체에만 권한과 재정을 주고 있다"며 "이런 문제를 제기하는 역할을 충실히 하겠다"라고 각오를 밝혔다.
다음은 염 협의회장과의 일문일답.
-- 합의추대로 협의회장에 선출된 소감은.
▲ 현재 대한민국의 자치분권은 위기에 처해있다. 기초지자체를 배제하고 추진 중인 재정 분권으로 위기감이 커진 녹록지 않은 상황에서 협의회장을 맡아 '호랑이 등'에 올라탄 느낌이다. 국민의 피부에 와닿는 행정을 하려면 기초정부에 재정 분권이 이뤄져야 하는데, 정부가 기초지자체를 빼고 광역지자체하고만 재정 분권을 하고 있다. 이런 문제를 바로잡으라고 전국 226개 기초단체장이 저를 협의회장으로 추대한 것 같다.
-- 왜 자치분권이 위기라고 생각하나.
▲ 자치분권은 풀뿌리에서 시작된다. 기초지자체부터 제대로 재정 분권을 해야 한다. 기초가 안되면 '보충성의 원칙'에 따라 광역이 하고, 광역이 안되면 중앙이 해야 한다. 그러나 지금은 중앙정부가 광역에 재원을 주고 기초에는 조금 나눠주라고 한다. 그것도 '5대5'도 아니고 '3대7' 매칭사업으로 기초에 부담을 준다. 기초가 이렇게 계속 피해를 보고 있는데도 중앙정부나 정치권에 제대로 시정을 요구하지 못해왔다. 제가 문제를 바로잡는 역할을 할 거다.
-- 중앙정부와는 어떤 관계 정립을 할 건가.
▲ 기초정부의 입장이 주요 정책 결정 과정에서 소외되지 않고 반영될 수 있도록 당·정·청과의 협력을 제도화하겠다. 일방적 관계가 아닌 협치를 통해 미래지향적인 동반자 관계를 설정해 지방정부의 위상을 강화하겠다. 전국의 기초단체장과 연대해 힘을 결집하면 중앙정부가 태도를 바꿀 거라는 믿음이 있다.
-- 협의회는 어떻게 운영할 생각인가.
▲ 기초정부 입장에서 모든 사안에 대해 분명한 목소리를 내기 위해 협의회 사무처를 보강할 것이다. 정책실과 홍보실을 만들고 사무처장 위상도 강화하겠다. 전국의 기초단체장을 만나 자치분권의 현실을 설명하고 협력을 요청하겠다.
-- 우선 풀어야 할 과제는 무엇인가.
▲ 지난 3월 발의된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안이 국회에서 꽉 막혀 있다. 국회가 언제까지 지방자치 관련 개혁법안을 외면하고 방치할 것인가? 협의회장으로서 지방자치법 개정안의 조속한 국회 통과에 주력하겠다. 또 중앙권한의 감축과 이양, 지방재정의 획기적 개선에도 힘을 쓰겠다.
-- 지방정부도 혁신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는데.
▲ 지방정부도 스스로 혁신하지 못하면 도태될 수 있다는 위기의식도 있다. 자치분권의 관점에서 과감한 리모델링이 필요하다. 기초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시민의 수요와 사회적 가치에 능동적으로 대처하면서 중앙정부의 정책을 뛰어넘는 진취적인 발상과 혁신 노력, 지역별 다양성과 창의성의 확대가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
-- 협의회장으로서 각오가 있다면.
▲ 자치분권을 선도하는 역할을 하겠다. 그것이 제가 시장으로 있는 수원시의 위상을 높이고 궁극적으로는 국민에 가까이 있는 행정기관의 역할과 책임성을 강화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이것이 전국에서 가장 큰 기초지자체인 수원의 소임이라고 생각한다.
지방정부 간 상호협력과 연대를 통해 심기일전의 각오로 열심히 하겠다.
hedgeho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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