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연합뉴스) 권훈 기자 = 2라운드 합계 18오버파 162타. 이틀 동안 버디는 2개뿐이고 보기 12개에 더블보기 4개.
14일 인천 베어즈베스트 청라 골프클럽(파72)에서 열린 기아자동차 제33회 한국여자오픈 2라운드를 마친 홍희선(48)의 성적표다.
홍희선은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시니어투어인 챔피언스 투어 지난해 상금랭킹 3위 자격으로 이 대회에 출전했다.
대회를 주최하는 대한골프협회(KGA)는 내셔널타이틀 대회이자 오픈 대회인 이 대회 성격과 취지를 고려해 챔피언스 투어 상금랭킹 3위까지 출전권을 부여한다.
1997년부터 2008년까지 KLPGA투어에서 활약한 홍희선은 챔피언스 투어에서 3승을 거둔 실력파로 2009년 경희대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교습가로 활동하면서도 투어 선수의 꿈을 버리지 않고 해마다 챔피언스 투어를 누비는 홍희선은 "영원한 현역 선수로 남고 싶다"는 게 소망이다.
홍희선은 "나가봐야 꼴찌가 틀림없는데 창피하게 왜 출전하느냐고들 하지만 내 생각은 다르다"면서 "최고 권위와 전통의 한국여자오픈은 골프 선수라면 누구나 꿈꾸는 무대 아니냐"라고 말했다.
그는 "스무살 가까이 어린 후배들과 경쟁은 힘겹지만, 이들과 같은 코스에서 경기를 치르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한국여자오픈 출전은 내게 엄청난 동기 부여가 된다"면서 "선수뿐 아니라 교습가로서도 많은 걸 배우고, 나 자신을 향상하는 계기가 된다"고 설명했다.
홍희선은 "내 나름대로 한국여자오픈을 1년 동안 준비했다"고 털어놨다.
전장이 길고 난도가 높은 코스에 대비해 스윙도 손을 봤고, 제법 강도 높은 체력 훈련도 했다.
그는 "2017년에 출전했을 때는 두 번째 샷은 무조건 3번 우드로 쳤던 것 같다. 아이언이 거의 필요가 없었다"고 웃었다.
이번 대회에서는 두 번째 샷을 아이언으로 친 적도 꽤 있다고 밝힌 홍희선은 "이 대회를 준비하느라 맹훈련을 했더니 드라이버 거리가 꽤 늘었다"고 자랑했다.
그는 "그래도 같이 친 KLPGA투어 선수들과는 평균 20~30야드는 뒤지더라"고 고개를 내저었다.
홍희선은 2라운드를 마친 143명 가운데 꼴찌를 벗어나지 못하고 컷 탈락했지만 "행복한 이틀이었다"면서 "내년에도 이 대회에 꼭 돌아오겠다"고 다짐했다.
홍희선은 "한국여자오픈 출전권을 따내기 위해서 챔피언스 투어에서 상금랭킹 3위 이내를 늘 목표로 삼는다"고 말했다.
2017년에도 상금랭킹 3위 자격으로 출전했지만 2017년 시즌에는 상금랭킹이 9위로 밀려 지난해 대회에는 출전하지 못했던 그는 "내년에도조금이라도 더 나아진 모습을 보이고 싶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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