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야금 연주자 이루나, 미국 그래미상 심사위원 선정

입력 2019-06-14 14:33   수정 2019-06-14 14:41

가야금 연주자 이루나, 미국 그래미상 심사위원 선정
"한국의 소리와 전통 장단, 세계에 알려지길"


(서울=연합뉴스) 박수윤 기자 = 가야금 연주자 이루나(본명 이지은·38)가 미국 그래미상 심사위원에 위촉됐다.
이루나는 14일 연합뉴스에 그래미상 주관단체인 미국레코딩예술과학아카데미(NARAS)로부터 협회 신규 회원으로 가입 승인을 받았으며, 심사위원(보팅 멤버·Voting member)으로 선정됐다고 밝혔다. 임기는 5년이다.
이루나는 "그래미 어워즈 월드뮤직 부문 심사를 맡게 됐다. 생각지도 못한 제안을 받아 영광스럽고 기쁘다"고 말했다.
미국레코딩예술과학아카데미는 팝계 최고 권위 시상식인 그래미 어워즈를 주최하는 음악 단체다. 공정한 심사를 위해 전체 명단을 공개하지 않지만 세계에서 약 1만∼2만명이 투표권을 가진 것으로 추산된다.
한국인 가운데는 2012년 그래미 클래식 부문 최고 녹음 기술상을 받은 음반 엔지니어 황병준이 투표권을 받았으며, 가야금 연주자 한테라가 2016년 보팅 멤버로 활동했다. 현재는 방탄소년단(BTS)과 빅히트엔터테인먼트 방시혁 대표가 회원이다.
이루나는 한국 전통악기 가야금으로 서양 대중음악을 폭넓게 해석하는 뮤지션으로 평가받는다. 자신을 '가야금 로커'(Gayageum rocker)라고 정의할 정도로 록에 대한 애정이 깊다.
2009년부터 AC/DC, 메탈리카, 콜드플레이 등의 음악을 가야금으로 재해석한 영상을 유튜브에 올렸다. 6년 전 지미 헨드릭스의 '부두 차일드'를 커버한 영상이 500만뷰를 돌파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2017년 북미 음악축제 사우스 바이 사우스웨스트(SXSW) 출연을 계기로 미국 활동에 집중한다.
그는 "어려서부터 다양한 음악을 듣는 걸 좋아했다. 기타 연주를 듣다가 가야금과 참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었고, 2009년부터 유튜브에 영상을 올렸다. 호기심에 시작한 일"이라며 "팬들 호응이 커지면서 점점 재미가 생겼다"고 말했다.
이어 "그래미에서 월드뮤직 심사는 통상 라틴음악 위주로 이뤄졌는데, 제가 한국의 아름다운 소리와 전통 장단을 알리는 데 도움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clap@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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