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과 사람과 눈사람·시핑 뉴스
(서울=연합뉴스) 이승우 기자 = ▲ 안전한 나의 집 = 재미 한인 정윤 작가가 쓴 가족 소설. 하지만 제목과 달리 화목한 휴먼 드라마가 아니라 가정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일어나는 폭력적 상황을 다룬다.
1970년대에 이민 와서 부와 성공을 거머쥔 아버지, 교수가 된 아들, 사랑스러운 손자. 이들은 주일에 교회를 간다. 밖에서 보면 부러울 만큼 단란한 가정이다.
하지만 한 꺼풀 안을 들춰보면 아버지는 어머니를 때리는 폭력 남편이고, 무기력한 어머니는 유일하게 지배할 수 있는 대상이었던 아들에게 폭력을 전가했다.
이런 성장 과정 때문에 성인이 되고서 부모와 멀어진 아들. 화해는 요원해 보이지만 부모님 집에 일어난 강도 사건이 새로운 계기를 만든다. 부모는 강도로부터 무자비한 폭행을 당했고, 아들은 부모를 돌봐야 한다는 것을 처음으로 깨닫는다.
2016년 퓰리처상을 받은 비엣 타인 응우옌은 이 소설에 대해 "내게도 최고의 가족 소설로 남았다"고 말했다. 최필원 옮김.
비채. 388쪽. 1만3천800원.
▲ 브링 미 백 = 심리 스릴러로 유명한 영국 여성 작가 B.A. 패리스가 '비하인드 도어', '브레이크 다운'에 이어 내놓은 신작.
사랑했던 여자가 부적처럼 지니고 다니던 인형만 남겨놓은 채 실종된다. 그로부터 12년 후 남자는 사라진 여성의 언니와 약혼하는데, 결혼식을 앞두고 실종된 연인이 목격됐다는 제보가 들어온다.
의문이 증폭되면서 주인공 남자의 머리는 복잡해진다. 작가는 정서적 폭력과 애증을 세밀한 심리 묘사로 드러내면서 불안과 긴장, 공포감을 극대화한다. 황금진 옮김.
아르테. 396쪽. 1만4천원.
▲ 눈과 사람과 눈사람 = 문학동네 대학소설상과 첫 시집 '괴괴한 날씨와 착한 사람들'로 신동엽문학상을 받은 다재다능한 신인 작가 임솔아의 첫 소설집.
열여덟에서 스물다섯 살까지 등장인물 나이순으로 쓴 여덟 편 단편을 한 데 엮었다.
아웃사이더와 사회에서 이질적 인간형으로 분류되는 사람들이 소설 속에서 분주히 제자리를 찾아 움직인다.
문학동네. 224쪽. 1만2천500원.
▲ 시핑 뉴스 = 소설 '브로크백 마운틴'으로 유명한 미국 여성 작가 애니 프루의 장편.
미국 뉴욕에서 살다 고향 캐나다 뉴펀들랜드로 돌아온 '무능하고 불운한' 남자 이야기를 그린다.
아내의 사망, 부모의 동반 자살, 해고 등으로 더 내려갈 곳 없는 최악의 불행 속에 떨어진 그는 혹독한 자연환경 속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한다. 삼류 신문사에서 고정 지면을 얻고 조금씩 희망을 찾아간다. 사랑이 다시 찾아오고 멀게만 느꼈던 행복이 다시 손짓한다.
프루는 서정적 문장과 높은 문학성으로 퓰리처상, 미국도서상, 시카고트리뷴 하트랜드상에 이어 2017년엔 미국도서상 평생공로상을 받으며 미국을 대표하는 작가 중 하나로 자리매김했다.
문학동네. 516쪽. 1만6천500원.
lesli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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