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경쟁자 정보 들어보겠다' 발언 논란 거세지자 입장 번복
(워싱턴=연합뉴스) 강영두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내년 대선에서 '외국 정부가 경쟁자에 대한 정보를 알려주면 들어보겠다'고 했다가 논란이 거세지자 결국 한 발짝 뒤로 물러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14일(현지시간) 미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관련 질문에 "물론 그것(외국 정부 정보)을 봐야겠지만, 당연히 연방수사국(FBI)에 넘기거나 법무장관에게 알려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만약 부정확하거나 잘못된 것이 있다고 생각된다면"이라는 조건을 달았지만, 외국 기관이 제공한 정보를 FBI에 신고하는 것은 "말도 안 된다"던 기존 입장과는 크게 달라진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틀 전인 12일 ABC방송 인터뷰에서 러시아 등 외국 정부의 대선 개입을 허용하는 듯한 발언을 했고, 이는 야당인 민주당은 물론 여권 내부에서조차 반발을 샀다.
그는 당시 인터뷰에서 러시아와 중국 등 외국에서 대선 경쟁자에 관한 정보를 제공하면 받을지, FBI에 신고할지를 질문받자 "정보를 들어보고 싶을 것 같다"며 "듣는 것은 전혀 잘못된 것이 아니다"라고 대답했다.
이어 "만약 누군가가 외국에서, 예를 들면 노르웨이에서 연락해 '우리는 당신의 경쟁자에 관한 정보를 가지고 있다'고 말하면 내 생각에는 듣고 싶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이 "러시아의 미 대선 개입을 허가하는 발언"이라고 비난한 것을 비롯해 민주당 지도부와 대선주자들이 일제히 트럼프 대통령을 맹공격했다.
엘런 와인트라우브 연방선거위원회(FEC) 의장은 트위터 계정에 '외국 정부의 불법적 기여와 관련한 성명서'를 올려 "내가 이런 말을 할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 본 적이 없다"며 선거와 관련해 누구라도 외국인으로부터 가치 있는 정보를 받는 것은 불법이라고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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