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얼빈=연합뉴스) 차병섭 특파원 = "일대일로로 나아가자(一帶一路走起來)"
미국과 무역전쟁을 벌이고 있는 중국이 러시아와 밀착하고 있는 가운데, 중·러 국경이 접해있는 중국 헤이룽장성의 성도 하얼빈(哈爾濱)에서 15일 제6회 중러 박람회가 개막했다.
이날 박람회장에서는 중국과 러시아 가수들이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로 나아가자'라는 제목의 노래를 합창했고, 양국 무용수들이 합동 공연을 하며 분위기를 띄웠다.
공연이 펼쳐진 곳은 중러 접경인 헤이룽장성 헤이허(黑河)시 부스로, 이들은 최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러시아 방문을 앞두고 연결작업을 마무리한 양국의 첫번째 국경다리 '헤이룽장대교' 모형 위에서 노래를 했다.
헤이허 부스에는 또 양국 정상이 웃으며 악수하는 사진이 걸려있었고, 부스 상단에도 일대일로를 선전하는 문구가 큼지막하게 달려있었다.
이곳에서는 수시로 공연이 이뤄졌고, 음악 소리는 전시관 전체에 울려 퍼졌다.
양국의 또 다른 국경 거점인 쑤이펀허(綏芬河) 부스에도 양국의 교류 역사 등에 대한 설명문이 걸렸고, 전시품을 보는 관람객의 발길이 이어졌다.
중국 측은 올해 박람회와 관련, 중러 수교 70주년뿐만 아니라 양국 정상이 이번 달 정상회담을 통해 양국 관계를 '신시대 전면적 전략 동반자 관계'로 끌어올린 직후 개최되는 데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중국국제무역촉진위원회 헤이룽장성위원회 왕잉춘(王英春) 회장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양국 정상의 관련 성명에 "중러 박람회 등 중요한 전시회를 잘 활용한다"는 문구가 들어있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이번 박람회는 양국 교역규모가 지난해 처음으로 1천억 달러(약 118조원)를 돌파한 후, 양국이 '포스트-1천억 달러 시대'를 그리는 상황에서 진행되는 경제·무역 협력 행사이기도 하다.
중국 상무부에 따르면 올해 1~4월 양국 교역액이 전년 동기대비 5.8% 늘어난 331억7천만 달러(약 39조원)를 기록하는 등 올해 양자 교역도 비교적 큰 폭의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번 박람회는 중국 상무부와 헤이룽장성 정부, 러시아 경제발전부 및 공업무역부가 공동 개최하며, '중러 지방협력: 기회, 잠재력과 미래'를 주제로 19일까지 각국 기업들의 상품 전시가 이뤄진다.
주최 측 홈페이지 등에 따르면 박람회에는 중국 측 996개 기업과 러시아 측 139개 업체를 포함해 30여 개국에서 온 1천700여개 기업이 참가했다.
말레이시아·인도네시아·파키스탄·스리랑카 등 일대일로 참여국이 다수 참가했고, 한국과 북한에서도 각각 90개, 11개 기업이 부스를 차렸다.
한편 미국 국적으로는 음식물 쓰레기 처리업체인 '미국 일로동행(一路同行) 과학기술무역 유한공사' 한 곳이 참가했는데, 부스를 방문했을 때 미국인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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