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장비 없이 작업…'맨몸 청소' 관행으로 피해 지속
(서울=연합뉴스) 김서영 기자 = 인도의 한 호텔에서 정화조를 청소하던 직원 3명을 포함해 모두 7명이 질식해 숨지는 사고가 벌어졌다.
15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이들은 전날 저녁 구자라트주 바도다라의 한 호텔에서 안전장비를 갖추지 않은 채 정화조를 청소하다 변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숨진 이들 중 4명은 청소업체 소속 직원이며, 나머지 3명은 이들을 보조하기 위해 나온 호텔 직원이었다.
구조작업에 나선 현지 소방관은 "가장 먼저 정화조에 들어간 청소업체 소속 직원 1명이 대답도 없이 밖으로 나오지 않자, 나머지 3명이 같이 정화조 속으로 들어갔다"고 말했다.
그러나 업체 직원 모두가 밖으로 나오지 않자, 밖에 있던 호텔 직원들까지 정화조 안에 들어갔다가 목숨을 잃었다.
소방관은 "시신들은 현재 부검을 위해 옮겨진 상태"라고 말했다.
호텔 주인은 안전 부주의 혐의로 기소됐다.
인도에서는 카스트 신분제에 따라 하위 계급 시민이 '맨몸 청소부'로 고용되며, 하수도와 정화조를 보호장구나 마스크 없이 청소한다.
그러다 보니 청소부들이 하수도에서 질식해 숨지는 사고도 빈번하게 발생하는데, 작년 뉴델리에서도 하수처리 탱크를 청소하던 5명이 숨졌다.
인도 국회에서는 지난 2013년 '맨몸 청소'의 구시대적 관행을 근절하기 위한 법안이 통과됐으나, 여전히 하도급 형태로 책임 소재를 피해 운영되는 실정이다.
비공식 조사에 따르면 인도에서 매년 1천370여명이 이러한 청소 작업 중에 목숨을 잃는 것으로 나타났다.
sy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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