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중국 선박, 필리핀 선원 구조 확인하고 떠나"…필 "헛소리"

입력 2019-06-16 11:45  

中 "중국 선박, 필리핀 선원 구조 확인하고 떠나"…필 "헛소리"
중국 선박의 충돌로 필리핀 어선 침몰한 사고 놓고 진실 공방

(하노이=연합뉴스) 민영규 특파원 = 중국과 필리핀이 영유권 분쟁을 벌이는 남중국해에서 지난 9일 중국 선박이 필리핀 어선을 들이받아 침몰시킨 사고와 관련, 양국이 진실 공방을 벌이고 있다.

필리핀 군 당국은 최근 중국 선박이 남중국해 리드뱅크(중국명 리웨탄, 필리핀명 렉토뱅크) 인근 해상에 정박 중인 필리핀 어선을 충돌하는 바람에 필리핀 어선이 가라앉으면서 선원 22명이 물에 빠졌는데도 중국 선박은 곧바로 달아났다는 초기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16일 현지 언론과 외신에 따르면 필리핀 주재 중국대사관은 지난 14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충돌사고를 일으킨 선박이 중국 광둥성 선적 선망 어선인 '웨마오빈위 42212호'라고 밝혔다.
그러나 의도적인 충돌이나 뺑소니가 아니라고 반박하면서 오히려 필리핀 어선들의 위협이 사고원인이었다는 취지의 주장을 폈다.
중국대사관은 "리웨탄 인근 해상에서 필리핀 어선 7∼8척이 갑자기 중국 어선을 에워싸는 바람에 중국 어선이 대피하다가 필리핀 어선을 충돌했다"면서 "중국 선박은 필리핀 선원들을 구조하려고 했지만, 필리핀 어선들의 위협적인 움직임 때문에 떠날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또 중국 선박은 필리핀 선원들이 필리핀 어선들에 의해 구조되는 것을 확인하고 떠났기 때문에 뺑소니가 아니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필리핀 해군은 "당시 사고 현장에 다른 필리핀 어선은 없었고, 선원들을 구조한 것은 필리핀 어선이 아니라 베트남 어선이었다"고 반박했다.
필리핀 해안경비대는 베트남 측과 공조해 구조 활동에 참여한 베트남 어민들의 진술을 확보할 계획이다.
리사 혼티베로스 필리핀 상원의원은 "중국대사관의 주장은 자국 선원들을 감싸고 사고 책임을 우리 어민에게 전가하려는 얄팍한 시도"라면서 "터무니없다"고 비판했다.
리처드 고든 상원의원은 "중국 측의 주장은 헛소리"라고 비난했고, 게리 알레야노 하원의원도 "필리핀 선박이 감히 중국 선박을 에워싸겠느냐"면서 "터무니없는 주장"이라고 동조했다.
이에 앞서 살바도르 파넬로 필리핀 대통령궁 대변인은 중국 선박의 행위를 야만적이라고 지적하고 중국 측에 진상조사와 책임자 처벌을 요구했다.
필리핀 정부는 또 지난 14일 영국 런던에서 열린 국제해사기구(IMO) 회의에서 이번 사고를 공식적으로 거론하며 "유엔 회원국들은 바다에서 조난 사고가 발생했을 때 생명보호를 최우선에 둬야 한다"고 밝혔다.
youngkyu@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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