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탄불 시장 재선거 앞두고 터키서 17년만에 TV토론 생중계

입력 2019-06-17 11:23  

이스탄불 시장 재선거 앞두고 터키서 17년만에 TV토론 생중계
무효 선언된 3월 선거 결과 두고 여야 설전…야당 후보 우세
"시장 뽑는데 외신이 왜 관심 많냐"…에르도안 대통령 거리두기


(서울=연합뉴스) 이세원 기자 = 터키의 경제·문화 중심 도시인 이스탄불 시장 재선거를 앞두고 17년 만에 TV토론이 열려 여야 후보가 설전을 벌였다.
이스탄불 광역시장 재선거에 출마한 집권 '정의개발당'(AKP) 비날리 이을드름(63) 후보와 제1야당 '공화인민당'(CHP)의 에크렘 이마모을루(49) 후보의 TV 토론이 주요 방송사가 중계하는 가운데 16일(현지시간) 오후 열렸다고 AP통신, 로이터통신, 뉴욕타임스(NYT) 등이 보도했다.
두 후보는 처음에는 정중한 분위기에서 토론을 시작했으나 곧 3월에 실시된 첫 선거 결과를 놓고 상대를 비난하기 시작했다.
지난 선거에서 집권당 후보로는 보기 드물게 패배한 이을드름 후보는 재선거가 실시되는 것과 관련해 "여러분의 표를 셀 때 이상한 일이 벌어졌다"며 3월 선거에서 "표를 도둑맞았다"고 주장했다.
재선거 결정으로 당선증을 받은 지 20일도 안 돼 이스탄불 시장직을 박탈당한 이마모을루 후보는 "도대체 누가 표를 훔쳤냐"며 최고선거위원회(YSK)가 선거 무효 결정을 내릴 때 개표 부정을 거론한 것은 아니라고 맞받아쳤다.

여론조사 결과는 이마모을루 후보가 우세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선거에 이기고도 며칠 버티지 못하고 쫓겨난 것에 대한 동정심 때문에 그가 재선에서도 당선될 가능성은 커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을드름 후보는 판세를 뒤집으려고 앞선 선거 때와 달리 유권자와의 접촉을 늘리고 자유로운 인터넷 사용이나 젊은 약혼 커플을 위한 지원 등의 정책을 내걸고 있다.
NYT는 이을드름 후보의 노력이 결과를 바꿀 수 있을지는 확실하지 않다고 전망했다.
이런 가운데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은 재선거에 다소 거리를 두고 있다.
그는 "단지 시장을 뽑는 것인데" 외신이 왜 이렇게 관심이 많은지 질문하며 시 의회는 집권 AKP가 다수라는 점을 강조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선거 결과에 따른 정치적 부담을 덜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터키 친정부 일간지 예니샤파크는 '만약에 선거에 이긴다면 그것은 이을드름의 승리이고, 만약 지더라도 그의 패배'라는 내용을 담은 칼럼을 실었다고 NYT는 전했다.

재선거도 이례적이지만 터키에서 여야 후보가 생중계된 TV에서 설전을 벌인 것도 보기 드문 일이다.
에르도안 대통령이 갈수록 권위주의적으로 규제하고 주요 미디어가 철저하게 친정부적인 프로그램을 방영하는 가운데 벌어진 여야 후보의 대결은 터키 시민들에게 매우 중대한 사건이라고 NYT는 의미를 부여했다.
2002년 10월 총선을 일주일 앞두고 당시 총리로 재직 중이던 에르도안 대통령이 데니스 바이칼 당시 CHP 대표와 맞붙은 것이 주목할만한 마지막 TV 토론이었다.
올해 3월 말 실시된 지방선거에서 구청장 출신인 이마모을루 후보가 전직 총리인 이을드름 후보를 누르고 당선됐지만, 에르도안 대통령이 노골적으로 선거 결과에 의문을 제기한 가운데 YSK가 선거가 무효라고 선언해 이달 23일 재선거가 예정돼 있다.
sewonle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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