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명 중 3명 옷벗어야…윤석열 연수원 동기들 일부 잔류 가능성
(서울=연합뉴스) 김계연 기자 = 윤석열(59·사법연수원 23기) 서울중앙지검장이 17일 차기 검찰총장 후보자로 지명되면서 검찰 조직에 대대적 후속 인사가 뒤따를 전망이다.
윤 후보자는 문무일 검찰총장의 사법연수원 다섯 기수 후배다. 그동안 관행을 따른다면 문 총장 1년 후배인 사법연수원 19기부터 윤 후보자 동기인 23기까지 모두 옷을 벗어야 한다. 현재 검사장급 이상 간부 42명 가운데 19∼23기는 30여 명에 달한다.
윤 후보자가 예정대로 다음 달 25일 취임할 경우 검사장급 이상 후속 인사는 8월 초순께 단행될 것으로 보인다. 고위직 4명 중 3명이 조직을 떠나는 초유의 인사 태풍이 눈앞에 다가온 셈이다.
이 때문에 윤 지검장의 동기 또는 선배 가운데 일부가 검찰에 남아 조직 안정화에 힘을 보태는 방안이 거론된다. 신임 검찰총장의 지휘권을 보장하기 위해 동기까지 옷을 벗는 게 관행이라지만 예외도 없지 않았다.
2005년 11월 취임한 정상명 전 총장은 안대희 당시 서울고검장과 임승관 대검찰청 차장검사 등 연수원 7기 동기들과 함께 이른바 '집단지도체제'를 구성하고 주요 사건 처리 방향 등을 논의했다. 김종빈 전 총장이 천정배 법무부 장관의 수사지휘권 발동을 수용하고 물러나면서 검찰총장 기수가 반년 사이 네 기수 내려간 때였다.
그러나 10명에 달하는 연수원 23기에게 모두 '예우'를 갖춰 붙잡을 자리도 부족한 상황이어서 '검찰의 꽃'으로 불리는 검사장급 이상 고위간부 가운데 최소 절반 이상은 교체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유례없는 기수 파괴 인사에는 '조폭'에 비유되기도 하는 검찰 조직문화를 한 번에 뒤엎으려는 청와대의 의도가 깔린 게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그러나 검사동일체 원칙이 여전히 작동하는 검찰 조직에서 이 같은 '실험'이 성공할지는 미지수다. 정상명 전 총장 때도 안기부 불법도청 사건 등 처리 방향을 두고 동기들과 갈등설이 흘러나왔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기수 파괴 인사에 대해 "검찰 내부에서 결정할 사안"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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