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화 日, 노인 산업재해도 급증…산재사망 26%가 60세 이상

입력 2019-06-17 13:36  

고령화 日, 노인 산업재해도 급증…산재사망 26%가 60세 이상
고령 산재 사망자 年3만여명…젊은층 꺼리는 청소·경비 업무 많아
日 '70세 고용' 추진에 "고령자 위한 노동환경부터 개선해야" 지적

(도쿄=연합뉴스) 김병규 특파원 = 초고령화 사회 일본에서 산업재해를 입는 고령자의 수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요미우리신문이 17일 보도했다.
일본 후생노동성이 지난달 발표한 '산업재해 발생 상황'에 따르면 산업재해로 사망한 60세 이상 노동자의 수는 작년 3만3천246명으로 전체의 26%를 차지했다. 이런 비율은 지난 20년 사이 10%포인트나 상승한 것이다.
총무성의 노동력 조사에 따르면 일본 전체 노동자 중 60세 이상이 차지하는 비율은 21%인데, 산업재해로 인한 사망자 중 60세 이상이 차지하는 비율은 이보다 5%포인트나 높았다.
요미우리는 산재 사망자 중 고령자의 비중이 큰 이유에 대해 체력적인 부담이 커서 젊은층이 꺼리는 청소나 경비 등의 일을 고령자들이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다칠 위험이 큰 직종의 일에 오히려 고령자들이 몰리면서 산업재해를 당하는 사례가 증가했다는 것이다.
산재로 인한 사망자 수 중 60세 이상 고령자의 비중을 직종별로 살펴보면 '경비업'과 '청소·도축'이 각각 47%와 45%로 특히 높았다.
총무성에 따르면 '운반·청소·포장' 업종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33%는 60대 이상이다. '경비 등 보안' 업종에서도 60대 이상이 23%로 가장 많았고, 20~29세는 16%에 그쳤다.


요코하마(橫浜)시의 건물 관리 회사에 고용돼 청소 일을 하던 여성 A(69)씨의 경우 작년 5월 청소 중 계단에서 넘어져 목과 다리에 골절상을 입었다.
직장생활을 하다가 정년퇴직한 A씨는 투병 중인 남편의 치료비를 벌기 위해 다시 일을 시작했다가 부상해 현재는 지팡이가 없으면 걷지 못하는 상황이다.
A씨는 "청소 일로 큰 부상을 할지는 생각도 못 했다. 원래대로는 걷지 못하게 될 것 같다"며 "회사로부터 그만뒀으면 한다는 얘기를 듣고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현재 일본 정부는 고령자의 취업을 장려하기 위해 제도 개선을 추진하고 있지만, 자칫하면 고령자들을 무리하게 위험한 노동 현장으로 내모는 결과가 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요미우리는 일본 정부가 고령자의 취업을 돕기 위해 기업에 70세 이상도 일할 수 있도록 의무를 부여하도록 법률 정비를 추진하고 있지만, 전문가들로부터는 고령자의 노동환경 개선이 우선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고 전했다.
와키타 시게루(脇田滋) 류코쿠대학(노동법) 교수는 "똑같이 넘어져도 고령자에게는 심한 후유증이 생기는 경우가 있다"며 "고령자의 고용을 추진하려면 기업들이 고령자의 안전 대책을 강화하도록 제도 정비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bkkim@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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