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산업계 불안에도 전체제품 겨냥한 관세계획 확인
"중국이 관세비용 치러" 주장…"경제성장 저해" 연준 또 비판
(서울=연합뉴스) 장재은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 산업계의 우려에도 대(對)중국 수입품 전체로 고율 관세를 확대하는 계획을 굳이 회피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16일(현지시간) 미국 ABC방송 인터뷰에서 '중국에 관세를 반드시 부과해야만 하겠느냐'는 진행자의 물음에 "나는 그렇게 하는 것을 꺼리지 않는다"고 답변했다.
그는 "그것(관세부과의 결과)은 엄청난 돈"이라며 "우리는 지금 2천500억 달러에 대해 25%를 거두고 있으며 아마도 결국에는 25% 정도를 얻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것(징수액)이 훨씬 증가할 수도 있다"며 "5천500억∼5천850억 달러에 대해 25%를 거두면 수천억 달러가 우리나라에 들어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은 현재 2천500억 달러 규모의 중국 제품에 25% 관세를 부과하고 있으며, 3천억 달러에 달하는 나머지 중국 제품 전체에 추가로 25% 관세를 물리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추가 관세에 대한 미국 수입업체들과 다른 연관 업체들의 우려가 고조되는 가운데 나온 것이다.
미국 업체들은 관세로 인해 중국산 제품 수입의 비용부담이 커지면 영업이 힘들어지는 데다가 관세의 비용이 소비자들에게 돌아가게 될 것이라고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를 미국인들이 낸다는 인터뷰 진행자의 지적에 대해 "그렇지 않다"고 잘라 말했다.
미국 세관국경보호국(CBP)에 관세를 납부하는 주체는 미국의 수입업체들이고, 다수 경제학자는 이들 업체가 관세 비용을 소비자들에게 대폭 전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관세 비용을 누가 지불하느냐에 대한 물음에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이 받을 타격과 그에 따라 미국이 기대하는 이익을 답변으로 제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은 사람들이 계속 일하게 하려고 제품에 보조금을 지급한다"며 "많은 기업이 중국을 떠나 관세를 물지 않는 곳으로 떠나고 그중 많은 곳이 미국으로 돌아온다"고 말했다.
그간 미국 정부는 중국이 산업보조금 지급 관행으로 자국 수출 경쟁력을 높이고 과잉생산으로 해외 시장을 교란한다고 지적해왔다.
미국 정부는 고율 관세를 부과함으로써 보조금이 상쇄될 뿐만 아니라 중국에 진출한 미국 제조업의 복귀까지 유도할 것으로 기대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사람들이 관세를 이해하지 못하지만 나는 이해한다"며 "나는 관세의 위력 또한 이해하고 그 때문에 (관세전쟁으로 현재 타격을 받는) 미국 농민들도 결국에는 큰 수혜자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인터뷰에서도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에 대한 비판을 되풀이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솔직히 기준금리를 그렇게 많이 올리지 않은 다른 사람이 연준에 있었다면 (올해 1분기 3.2%를 기록한 미국 경제성장률이) 최소 1.5%포인트는 더 높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연준 의장을 내가 지명했는데, 연준은 독립적이고 나는 연준 의장의 의견에 완전히 반대한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파월 의장에 대한 비판 때문에 미국 중앙은행인 연준의 독립성이 훼손될 우려가 있다는 지적에 "나도 우려하지만 충분히 오래 기다렸다"며 비판을 계속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연준이 작년에 4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총 1%포인트 올려 경제 성장세와 주가가 타격을 받았다고 파월 의장을 비난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들어 연준의 긴축정책에 따른 달러 강세 때문에 미국이 중국과의 무역에서 불리해졌다는 주장을 내놓기도 했다.
jangj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