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중국해·호르무즈 해협 충돌로 미래 위협받아"
(서울=연합뉴스) 김호준 기자 = 매들린 올브라이트(82) 전 미국 국무장관이 15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를 겨냥해 민족주의(nationalism)의 득세를 비판했다고 dpa통신이 17일 보도했다.
미국 최초의 여성 국무장관을 지낸 올브라이트는 이날 미 샌디에이고 캘리포니아대학(UCSD) 졸업식 강연에서 "30년 전 11월 베를린 장벽이 무너졌다"면서 "미국은 축하했다. 또한 결과적으로 세계가 덜 위험해지기보다는 더 위험해질 수 있다는 것도 배웠다"고 말했다.
올브라이트 전 장관은 "그런 공포는 이후 몇 년 동안 민족 분쟁, 파괴 성향이 강해진 국제테러, 첨단무기 기술의 확산, 파시즘 구호를 내건 지도자의 출현으로 입증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여전히 워싱턴과 미국 곳곳에는 우리나라를 섬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면서 "그들은 우리가 바다 저편의 사건에 영향을 받지 않고, 문제를 막기 위해 벽을 세울 수 있다고 믿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들은 미국의 이익이 이웃, 동맹, 친구들의 안보 및 번영과 연관돼 있다는 것을 받아들이지 않는다"며 "그들은 우리의 글로벌 리더십은 실질적인 이익과 엄청난 책임을 수반한다는 것을 이해하지 못한다"고 트럼프 행정부의 고립주의 정책을 겨냥한 발언을 했다.
클린턴 행정부 때 국무장관을 역임한 올브라이트는 대학 졸업생들을 향해 "당신의 미래는 아시아처럼 빠르게 성장하는 지역에서의 무역확대에 달려 있다"면서 "그런데도 미래는 남중국해나 호르무즈 해협에서의 경제적, 군사적 분쟁 가능성으로 인해 위협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경 지역에선 중앙아메리카 이민자들의 절박한 상황에 대한 미 행정부의 무관심으로 인도주의적 위기가 심화하고 있다"며 트럼프 행정부의 멕시코 국경 설치 정책 등을 비판했다.
올브라이트 전 장관은 졸업생들을 향해 "당신 세대는 선택의 순간에 직면했다"며 "우리의 외교정책을 다른 이의 손해 없이는 누구도 이익을 얻을 수 없는 이전투구(a dog eat dog struggle)로 다룰 것인가, 아니면 국제협력의 기치를 들고 갈 것인가, 우리의 자유에 바탕이 되는 원칙들을 존중할 것인가, 아니면 세상의 병폐로부터 숨으려고 할 것인가"라고 말했다고 dpa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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