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의회 "무늬만 주민참여", 도 교육청 "예산 삭감 유감"
(무안=연합뉴스) 손상원 기자 = 전남도교육청이 시·군 교육장을 주민 손으로 뽑으려고 요구한 예산이 도의회에서 삭감됐다.
도의회는 일방통행식 추진을 비판했지만, 교육감 인사 권한을 주민에게 내려놓는다는 제도 취지를 고려하면 도의회의 '발목 잡기'라는 평가도 나온다.
17일 전남도의회와 전남도교육청에 따르면 도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예결위)는 도교육청 추가경정 예산 심의에서 주민 추천 교육장 공모제 예산 4천490만원을 전액 삭감했다.
도교육청은 오는 9월 1일 자 교원 인사에서 나주, 장성 교육장을 주민추천제로 임용하기로 했다.
지난 3월 임용한 광양, 화순 교육장에 이어 앞으로 대부분 시·군에서 주민 추천으로 교육장을 선정하겠다는 방침이었다.
그러나 도의회는 구성과정에서 편향성 논란이 있었던 교육참여위원회 일부 위원이 추천위원회에 참여하는 등 공정성을 해칠 소지가 있다는 견해 등을 제시했다.
주민 추천이라는 형식을 갖췄지만 결국 특정 교원단체의 입김이 담긴 인사가 교육장에 선발된다는 비판도 나온다.
도의회 내부에서도 찬반이 엇갈린 것으로 알려졌다.
예결위는 비상임 교육자문관 신설을 위해 도교육청이 요구한 예산도 8천만원 중 3천500만원만 반영했다.
마을 교육 공동체, 교육공간 혁신 등 자문관 운용 예산은 반영되고 정책기획, 지자체 협력, 민주시민, 도민소통 자문관 예산은 삭감됐다.
도교육청은 즉각 유감을 표명했다.
장석웅 교육감은 이날 간부 회의에서 "교육자문관은 교육정책과 관련해 민간 제안과 조언을 받으려고 설치하려 한 비상임 직책이고, 주민 추천 교육장 공모제는 교육감이 지역 교육장을 주민 추천으로 임명하는 제도로 작년에 이은 계속 사업"이라며 "도의회 교육위원회에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 설명하고 이해를 구했지만, 반영되지 못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도교육청은 주민 추천 임용제를 강행할 것으로 보여 앞으로 도의회와의 갈등이 예상된다.
우승희 전남도의회 교육위원장은 "도의회와 협의해 대안을 모색하겠다는 것도 아니고 밀어붙이기식으로 추진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sangwon70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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