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연합뉴스) 심재훈 특파원 = 미·중 무역 전쟁이 가열되는 가운데 왕이(王毅)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미국을 겨냥해 유엔총회 의장에게 다자주의를 지지한다는 목소리를 내달라고 강력히 요청했다.
17일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왕이 국무위원은 이날 베이징(北京)에서 제73차 유엔총회 의장인 마리아 페르난다 에스피노사를 만나 "현재 국제 정세가 일방주의와 보호주의의 도전에 직면해 있다"면서 "각종 횡포와 강권 정치가 유엔을 핵심으로 하는 국제 질서에 큰 타격을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왕 국무위원은 미국을 정조준해 "한 국가의 국내법으로 국제법을 대신하려는 행위는 인심을 얻을 수 없다"면서 "이는 세계를 정글의 법칙으로 되돌리며 역사에 역행하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갈수록 많은 국가가 다자주의를 견지하고 있고 국제사회도 유엔이 더욱 중요한 역할을 하길 희망하고 있다"면서 "유엔총회는 다자주의를 견지하는 가장 중요한 플랫폼으로 개발도상국의 정당한 권익을 보호해왔는데 중국은 이에 매우 찬성한다"고 밝혔다.
왕이 국무위원은 "올해 9월 유엔총회 기간에 다자주의와 유엔 헌장의 취지와 원칙을 견지하자는 강력한 목소리를 내길 희망한다"면서 "중국은 유엔이 국제 사무에 있어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지지할 것이며 유엔과 각 분야 협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에스피노사 의장은 "유엔은 다자주의에 대한 중국의 지지에 감사를 표한다"면서 중국이 유엔의 다자주의 견지에 중요한 역할을 해달라고 화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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