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문제 중재적 역할 부각해 대미 협상력 키우려는 듯"
(홍콩=연합뉴스) 안승섭 특파원 =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17일 발표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방북이 무역갈등을 겪는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의 회동을 앞두고 '외교적 카드'를 확보하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북·중 양국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중국의 최고지도자로는 14년 만에 오는 20일부터 21일까지 북한을 공식 방문한다고 이날 동시에 발표했다.
중국 중공중앙당교의 한반도 문제 전문가인 장량구이 교수는 SCMP에 "외교적으로 시 주석의 방북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4차례 방중에 대한 답방의 의미이지만, 현재 국제 정세와 격화하는 미국과의 무역전쟁을 생각한다면 이번 방문은 분명히 중요한 지정학적 조치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장 교수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때 회동을 앞두고 시 주석과 트럼프 대통령은 교착 상태를 타개하고자 노력하고 있다"며 "북핵 문제는 중국과 미국이 공통된 이해관계를 가질 수 있는 몇 안 되는 이슈 중 하나"라고 지적했다.
그는 "G20 정상회의 전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 등이 한미 간 논의되는 상황에서 시 주석이 평양을 방문하는 것은 매우 당연하다"며 "시 주석의 방북은 중국이 한반도 문제에서 여전히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북한의 진정한 비핵화를 끌어내기 위해서는 중국이 북한에 섣부른 유엔 제재 완화 약속 등을 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장 교수는 제언했다.
북한 매체 "시진핑, 김정은 초청으로 20∼21일 방북" / 연합뉴스 (Yonhapnews)
홍콩 링난대 장바오후이(張泊匯) 아시아·태평양연구센터 주임은 "시 주석이 김 위원장에게 비핵화를 설득한다면 이는 한반도 비핵화 과정에서 미국에 대한 중국의 협상력을 키워줄 것"이라며 "결국 중국과 북한의 관계는 중국과 미국의 관계에 엄청난 영향을 미친다"고 분석했다.
부승찬 연세대학교 통일연구원 전문연구원은 "시 주석은 트럼프 대통령과의 회동에 앞서 북한을 '외교적 카드'로 영리하게 사용하고 있다"며 "중국은 북한을 미국과의 무역갈등에서 '지렛대'로 사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시 주석은 트럼프 대통령과의 회동에 앞서 한반도 비핵화 과정을 촉진할 수 있는 중국의 중재자 역할을 강화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사용할 '외교적 카드'를 확보하길 원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이는 미국에 압력을 가하려는 것이라기보다는 미국도 한반도 비핵화 과정에서 중국이 필요하다는 메시지를 미국 측에 보내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ssa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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