獨 검찰 "'난민옹호' 지역정치인 살인 용의자, 극우적 동기"(종합)

입력 2019-06-18 11:44   수정 2019-06-18 14:37

獨 검찰 "'난민옹호' 지역정치인 살인 용의자, 극우적 동기"(종합)
극우단체 관련 용의자 '슈테판 E' 체포…난민 보호소 밖에 폭탄 설치 전력



(베를린·서울=연합뉴스) 이광빈 특파원 김승욱 기자 = 독일 검찰은 이달 초 발생한 지역 정치인 살인사건이 극우적 동기에 의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현지언론이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수사당국은 최근 헤센주 카셀에서 지역 정치인인 발터 뤼브케(65)에 대한 살인사건의 용의자로 45세의 용의자를 붙잡아 조사 중이다.
피의자 실명을 모두 공개하지 않는 독일 관례에 따라 '슈테판 E'로 알려진 이 남성은 지난 2일 자택의 테라스에 있는 뤼브케에게 총격을 가해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슈테판 E는 독일 정보당국이 폭력성향의 극우 극단주의자로 분류한 인물로 1993년 난민 보호소 밖에 파이프 폭탄을 설치하려한 혐의로 징역형을 선고받았으며 신나치주의 단체 '컴뱃 18'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일간 더 가디언은 조사관들이 슈테판 E가 극우정당인 국가민주당(NPD)의 헤센 지부와 가까웠을 뿐 아니라 '컴뱃 18'과도 접촉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캠뱃 18'의 '18'은 알파벳의 첫번째 글자인 'A'와 여덟 번째 글자인 'H'를 뜻하며, 이는 아돌프 히틀러(Adolf Hitler)를 의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단체는 19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초까지 독일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극우 단체 중 하나였다. 이 단체의 회원들은 무기를 비축하고 극우 선전물을 퍼뜨리고 폭탄 제조 안내서를 작성했다.
슈테판 E는 2009년 도르트문트에서 극우 시위에 참여해 독일무역조합이 주최한 행사를 방해한 혐의로 체포돼 7개월의 보호관찰 처분도 받았다.
검찰은 이번 사건이 테러와 연관있다는 증거는 없지만, 용의자의 진술을 미뤄 극우적 동기가 작용했다는 충분한 증거가 있다고 설명했다.
독일연방검찰 대변인은 "우리가 극우 극단주의자 사건이나 극우 테러리스트 사건을 다루고 있다는 심증이 굳어졌다"며 카셀 지방검찰로부터 사건을 넘겨받았다고 밝혔다.
슈테판 E는 지난 15일 오전 카셀에 있는 자택에서 체포됐다. 수사 관계자들은 뤼브케의 옷에서 나온 DNA가 연방범죄수사청(BKA)이 보유한 슈테판 E의 DNA 샘플과 일치한다고 밝혔다.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속한 기독민주당 소속인 뤼브케는 독일이 2015년 난민을 대거 받아들일 때 난민들을 적극적으로 옹호해 극우주의자들의 반감을 샀다.
그는 지난 2일 머리에 치명적인 총상을 입은 채 자택 밖에서 발견돼 독일 국민에게 큰 충격을 줬다.
뤼브케의 장례식은 지난 20일 1천300명의 시민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그러나 극우 극단주의자와 신나치주의자들은 소셜미디어에 그의 죽음을 기념하는 글을 올렸으며, 독일 경찰은 이런 게시물을 올린 사람들을 수사 중이라고 가디언은 전했다.



lkbi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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