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객과 사진 찍으려고 1m 쇠사슬에 빙빙 돌아…약물주입 의혹도"
(방콕=연합뉴스) 김남권 특파원 = 태국 푸껫 동물원이 이번에는 '쇠사슬 호랑이'로 또다시 동물 학대 논란의 중심에 섰다.
18일 푸껫 지역 매체인 더 타이거에 따르면 푸껫 당국은 관광객들이 가까이서 사진을 찍도록 호랑이에게 약물을 주입한 뒤 쇠사슬로 묶었다는 소셜미디어 영상과 관련해 조사를 진행 중이다.
동물원 책임자는 조사를 나온 관계자들에게 동영상 논란 이후로 호랑이 두 마리를 우리 안으로 옮겼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호랑이에게 약물을 주입했다는 주장은 부인했다.
그러나 관광객들이 사진을 찍는 데 호랑이가 동원된 것은 맞는다면서 "관광객 안전을 위해 호랑이들을 쇠사슬로 묶어야만 한다"고 주장했다.
영국 언론 메일 온라인이 전한 월드애니멀뉴스 페이스북 동영상을 보면 호랑이 한 마리가 1m가 안 되는 쇠사슬에 목이 묶인 채 좁은 원형 대(臺) 위에서 계속해서 빙빙 도는 모습이 담겨있다.
이 호랑이는 제대로 서 있지 못하고 가끔 비틀거리기도 한다.
월드애니멀뉴스는 호랑이들이 관광객 곁에서 사진을 찍는 프로그램에 동원될 때 동물원 측은 안전을 위해 종종 발톱을 빼거나 약물을 주입한다고 페이스북에 적었다.
호랑이들이 하루 2시간 정도를 제외하고는 원형의 좁은 대(臺) 위에서 쇠사슬에 묶인 채 지내야 했고, 관광객들은 그 곁에서 7.5파운드(약 1만1천원)를 내고 사진을 찍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인 생물학자 대니얼 슈나이더는 해당 영상을 공유하면서 "1m도 안 되는 쇠사슬에 하루 22시간 묶여있다는 걸 상상해보라. 조그만 원을 그리며 계속해서 끊임없이 돌고 돈다"면서 "그게 푸껫 동물원에 있는 이 호랑이의 삶"이라고 적었다고 메일 온라인은 전했다.
이와 관련, 미국의 청원단체인 '케어2'는 쇠사슬에 묶인 채 사진 찍기를 강요당하는 호랑이들을 동물원 내 격리된 장소로 옮길 것을 촉구하는 청원을 시작했다.
'케어2' 사이트에서는 이날 오전 현재 1만1천명 이상이 청원에 참여했다.
푸껫 동물원은 그동안 동물원 내 동물들에 대한 학대 논란 등으로 언론에 자주 오르내렸다.
가장 최근에는 아기 코끼리 '덤보'가 뒷다리가 부러진 채 강제공연에 시달리다 숨져 많은 이들이 안타까워했다.
sout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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