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 밖 청두·충칭서도 강한 진동…사전경보로 피해 줄여
진원 인근 건물 다수 붕괴 속 사상자 137명으로 잠정 집계
(상하이=연합뉴스) 차대운 특파원 = "처음엔 두통이 와 어지러운 줄 알았는데 건물이 이리저리 흔들려 16층에서 뛰어 내려왔어요."
갑자기 발생한 강진에 놀라 옷조차 제대로 챙겨입지 못하고 이불로 몸을 감싼 한 젊은 여성은 놀란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이같이 말했다.
17일 펑파이(澎湃) 등 중국 매체들에 따르면 쓰촨성 이빈(宜賓)시에서 리히터 규모 6.0의 강한 지진이 발생하면서 많은 현지 주민들은 밤새 집에 들어가지 못하고 인근 광장, 하천변 등 넓은 장소에서 밤을 지새웠다.
중국의 고급 백주 우량예(五粮液)의 생산지로 유명한 이빈시에서 지진이 발생한 것은 전날 밤 10시 55분께(이하 현지시간).
진앙 일대에서는 철근·콘크리트가 아닌 벽돌 등으로 지어진 저층 건물들 일부가 완전히 무너져 내렸다.
또 많은 건물 외벽의 벽돌 등 외장재가 우수수 떨어져 내리면서 도로 가운데에 수북이 쌓이기도 했다.
이번 지진으로 진원지인 이빈시에서 직선거리로 각각 200㎞가량 떨어진 쓰촨성 성도인 청두(成都)시와, 충칭(重慶)직할시에서도 가정집 천장에 달린 등이 크게 흔들리고 어항 속 물이 밖으로 넘쳐 흐를 정도로 강한 진동이 느껴졌다.
오전 8시 30분을 기준으로 이빈시 일대에서는 7세 어린이를 포함해 모두 12명이 숨지고 125명이 부상하는 등 비교적 큰 인명 피해가 발생했다.
다만 이빈시를 비롯한 여러 지역에서 지진 감지 시스템을 통한 사전경보 시스템이 가동되면서 일부 피해를 줄일 수 있었다고 중국 매체들은 전했다.
일부 지역에서는 1분가량 전부터 사이렌을 통해 지진이 닥칠 것을 경고했고, 일부 지역 텔레비전에도 긴급 경고 문자가 자동으로 송출됐다.
2008년 5월 원촨(汶川) 대지진이 발생해 9만명에 가까운 희생자가 났던 쓰촨성은 중국에서 지진 발생이 특히 잦은 곳이다.
2017년 8월에는 유명 관광지인 주자이거우(九寨溝·구채구)에서 규모 7.0의 강진이 발생해 200여명이 사상한 적이 있다.
ch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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