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인구 8.5%인 1천250만명이 빈곤층"…내년 성장률은 1.5% 이하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러시아 내 최고 경제전문가 가운데 한 명으로 통하는 알렉세이 쿠드린 감사원(회계 감사원 격) 원장이 17일(현지시간) 자국민의 생활 수준 저하를 우려하면서 빈곤 수준이 계속해 하락하면 '사회적 폭발'이 일어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쿠드린 원장은 이날 자국 TV 방송 '제1채널' 프로그램과의 인터뷰에서 '국민 생활 수준의 지속적 하락을 우려하지 않는가'라는 질문을 받고 이같이 답했다.
빈곤 수준의 지속적 하락이 대규모 사회 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는 지적이었다.
쿠드린은 "최근 몇 년 동안 국민 생활 수준이 지속해서 내려갔다"면서 "현재 (1억4천600만명 전체 인구의 8.5%에 해당하는) 약 1천250만명이 빈곤선 이하에 처해 있으며 그 가운데 70%가 가정을 가진 사람들이고 어린이들이 상당수"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는 (어린이) 발달 장애, 영양 부족, 삶의 질 저하, 건강 악화 등을 의미한다"면서 "우리나라의 인적 자원의 문제이기도 하다"고 강조했다.
쿠드린은 빈곤 수준을 줄이기 위해 각종 정부 보조금 지급을 서두르는 등 비상조치를 취해야 한다면서 이는 재정에 크게 부담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2000년대 초중반 고도 경제 성장기에 현저히 줄어들었던 러시아의 빈곤 인구는 최근 4~5년 동안의 경제난으로 다시 늘어났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지난해 5월 4기 임기를 시작하며 6년 동안의 임기 동안 달성해야 할 주요 국정 과제 가운데 하나로 빈곤 문제를 제시하면서 이 기간에 빈곤 수준을 절반으로 줄이라고 관계 부처에 지시한 바 있다.
하지만 지난 2014년 발생한 우크라이나 사태에 따른 서방 제재와 저유가가 지속하고 있는 상황에서 러시아의 경제 성장이 구조적 한계에 도달했다는 평가가 많아 빈곤 문제 해결이 쉽지 않은 상태다.
러시아 감사원은 앞서 올해 국민 실질소득이 또다시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러시아 중앙은행은 지난 14일 기준금리 인하 조치를 단행하면서 올해 GDP(국내총생산) 성장률 전망을 기존 1.2~1.7%에서 1.0~1.5%로 하향 조정했다.
국제신용평가기관 피치도 17일 공개한 '세계 경제 전망' 보고서에서 러시아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5%에서 1.2%로 내려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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