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수 창업자 "제넥신 자본조달 능력, 툴젠에 날개 달아 줄 것"
1세대 바이오벤처 제넥신, 툴젠 합병으로 시너지 창출 기대
(서울=연합뉴스) 김잔디 기자 = 유전자 교정기술 기업 툴젠이 제넥신에 흡수합병되면서 코스닥 이전상장 불확실성을 해소하고, 자본조달에도 숨통이 틔었다. 신약개발 기업 제넥신은 19일 툴젠을 흡수합병하기로 결정했다.
툴젠은 제3세대 크리스퍼 유전자가위 원천기술을 보유한 유전자교정 기업이다. 유전자가위는 DNA 등 세포 내 유전정보를 자르고 붙여 선택적으로 교정하는 기법을 뜻한다. 현재 코넥스 시장에 상장돼있다.
툴젠은 앞서 세 차례 코스닥 이전상장을 추진했으나 번번이 무산된 바 있다.
지난해 8월 코스닥 상장 예비심사 청구 후에는 창업자인 김진수 기초과학연구원(IBS) 수석연구위원(전 서울대학교 교수)가 정부 지원으로 개발한 유전자가위 원천기술 특허권을 헐값에 서울대로부터 사들였다는 의혹이 불거지기도 했다. 결국 툴젠은 지난 1월 코스닥 이전상장 계획을 자진 철회했다. 툴젠은 지난 2015년과 2016년에도 코스닥 이전상장을 시도했었다.
그러나 툴젠이 이번에 제넥신에 흡수합병되면서 상장을 둘러싼 불확실성은 해소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상장을 통해 이루고자 했던 자금조달이 해결될 것이라는 게 회사 안팎의 평가다.
툴젠은 유전자교정 기술의 연구개발(R&D)을 지속하기 위해 대규모 자금이 필요하지만 현재 뚜렷한 매출원이 없는 상태다. 툴젠은 지난해 매출 11억원에 영업적자만 83억원이었다.
이 때문에 적잖은 자본을 갖춘 1세대 바이오벤처 제넥신과의 흡수합병이 회사의 장기 성장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기대가 크다.
툴젠 창업자인 김진수 IBS 수석연구위원은 이날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페이스북에 "제넥신의 신약개발 역량과 순자산 3천200억원으로 입증된 자본조달 능력은 툴젠의 유전자가위 기술에 날개를 달아 줄 것으로 확신한다"고 썼다.
더욱이 툴젠이 서울대와의 특허권 의혹을 해소하지 못한 상황에서 독자적으로 상장하긴 어려운 만큼 제넥신과의 흡수합병은 '전략적 선택'이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현재 툴젠과 서울대는 지난해 불거진 유전자가위 원천기술 특허권 문제에 대한 협상을 이어가고 있다.
업계에서는 유전자가위 분야 권위자인 김진수 전 서울대학교 화학과 교수와 면역치료 분야 연구에 힘써온 성영철 포항공대 교수가 손을 맞잡았다는 점을 눈여겨보고 있다. 성 교수는 1999년 제넥신을 창업한 뒤 현재는 회장직을 맡고 있다.
면역치료 분야에 유전자교정 기술을 접목해 새로운 파이프라인을 개발할 수 있다는 기대에서다. 실제 두 회사의 합병법인은 제넥신이 개발 중인 면역항암제, 유전자 기반 백신 기술에 유전자교정 기술을 융합해 카티(CAR-T) 세포 치료제 등을 개발할 계획이다.
제넥신 관계자는 "두 회사의 기술이 상호 보완적"이라며 "기술융합, 연구역량 통합을 통하여 기존 치료제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글로벌 블록버스터 신약개발이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jand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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