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제철 협력업체 근로자 백혈병으로 첫 산재 신청

입력 2019-06-19 13:52  

현대제철 협력업체 근로자 백혈병으로 첫 산재 신청
민주노총 세종충남본부 "노동자와 인근 주민 역학조사해야"


(홍성=연합뉴스) 박주영 기자 = 현대제철 협력업체 한 근로자가 백혈병으로 산업재해 신청을 했다.
19일 민주노총 세종충남본부에 따르면 현대제철 당진공장 코크스 오븐 공정에서 일했던 협력업체 근로자 A씨가 지난해 8월 근로복지공단에 자신이 앓고 있는 백혈병의 업무상 질병 가능성을 밝혀 달라며 산재를 신청했다.
현대제철 협력업체 근로자가 백혈병으로 산재 신청을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근로복지공단의 작업 현장 조사를 거쳐 산업안전보건연구원이 지난해 12월 역학조사를 벌였으며,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코크스 오븐 공정은 석탄 가루를 고열 처리해 덩어리인 코크스로 만드는 공정으로, A씨는 2016년 정기 건강검진에서 이상이 발견돼 정밀 검사를 받았다가 백혈병 판정이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신정인 금속노조 법률원 노무사는 "A씨가 근무한 코크스로에서 방출되는 물질은 대표적인 발암물질로 알려져 있으며, 직업병 학계에서는 코크스 오븐 방출물 속 유해 화학물질에 의해 백혈병이 발병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포항제철소의 경우 코크스 공장에서 일하다 급성골수성백혈병에 걸린 근로자들의 산재 신청에 대해 대부분 업무상 질병이 인정됐다"며 "그럼에도 사측은 작업환경 측정에서 유해인자가 검출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A씨의 재해 사실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현대제철 협력업체는 매년 정기적으로 2차례 작업환경을 측정한 결과 유해인자가 검출되지 않았고, 해당 부서에 맞는 보호구를 지급했다는 의견을 근로복지공단에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민주노총 세종충남본부는 "지난해 8월 근로복지공단의 작업장 현장조사가 이뤄질 당시 사측은 유해 화학물질 누출 최소화를 위해 조업을 중단하고 작업 시간을 줄이는 등 조사를 방해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유독 물질인 사이안화수소 불법 배출 사태에서 보듯 현대제철은 유해 화학물질 노출 사실을 숨기기에 급급해 왔다"며 "유해화학물질은 공기 중에 비산해 확산하는 물질인 만큼 사업장 노동자뿐만 아니라 인근 주민들을 대상으로 건강역학조사를 하고 오염물질 배출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현대제철 관계자는 "A씨는 산재 신청 이후 사무직으로 전환 배치돼 근무해 왔으나, 백혈구 수치가 거의 정상으로 돌아왔고 본인이 원해 다시 현장 업무에 복귀한 상황"이라고 해명했다.
jyou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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