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관리원, 직무급제 내달 시행…공공기관 첫 도입

입력 2019-06-19 14:39  

석유관리원, 직무급제 내달 시행…공공기관 첫 도입
근속연수보다는 업무·책임에 무게…"직원 90% 동의"


(서울=연합뉴스) 고은지 기자 = 한국석유관리원이 공공기관 가운데 처음으로 직무급제를 도입한다.
석유관리원은 19일 이사회에서 직무급제 도입을 의결함에 따라 다음 달 1일부터 전 직원 급여에 적용한다고 밝혔다.
직무급제는 직무의 곤란도, 책임도에 따라 보수를 차등해서 주는 것으로 맡은 직무가 얼마만큼 어렵고 책임이 큰지에 따라 급여가 달라지는 체계다.
석유관리원의 기존 보수체계는 연공서열에 따라 위로 올라갈수록 많아지는 구조였다.
석유관리원 손주석 이사장은 지난해 6월 취임 이후 제도 개선 태스크포스(TF)를 만들어 연공급 위주의 보수체계를 직무 중심으로 바꾸는 방안을 추진해왔다.
석유관리원이 도입한 직무급제는 기관의 업무 특성과 인력운영 특성을 반영해 직무역할급, 직무급, 역할성과연봉으로 설계됐다.
기본적으로 직무와 역할 수준에 따라 4단계 역할등급을 설정했고, 이 단계에 따라 급여를 차등 적용한다.
여기에 개인별 성과, 업무 난이도, 책임 정도 등에 따라 임금 인상률과 성과급 지급률에 차등을 두도록 했다.
직무와 역할 수준의 단계가 올라가거나 개인별 업무 역할을 잘 수행해 성과를 내야만 급여가 오르는 식이다.
근속연수가 임금에 미치는 영향을 줄이기 위해 직급별 급여 상한값을 설정하고 최고위직의 승급 가산액을 50% 이하 수준으로 조정해 해당 비용이 하위직의 임금 개선을 위한 재원으로 활용하도록 했다.

직무급제는 공공 부문에서는 '뜨거운 감자'다.
지난달 인사혁신처는 현행 호봉제가 적용되는 6급 이하 공무원 보수체계 개선을 위한 '공무원 보수체계 발전방안 연구용역'을 추진하면서 직무급제를 대안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대한민국공무원노동조합총연맹과 전국공무원노동조합 등 양대 공무원노조는 직무급제가 저임금 고착화 등의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며 반발했다.
석유관리원은 직무급제 도입에 대한 직원 반대를 극복하기 위해 외부 전문가 컨설팅, 근로자대표와 주 1회 이상 회의, 본부별 근로자대표를 통한 내용 공유, 본사와 전 본부 순회 설명회 및 토론회, 설계안에 직원 의견 반영 등의 과정을 거쳤다.
그 결과 직원 90% 이상의 동의를 받았다고 석유관리원은 설명했다.
손 이사장은 "석유관리원의 직무급제 도입은 현 정부의 공공기관 혁신 방향에 부합하고 동일가치직무 동일임금을 실현하는 첫 사례"라며 "앞으로도 기관의 공공성을 강화하고 사회적 가치 실현을 선도하도록 꾸준히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u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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