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설이고 위험" 비난 쇄도…넷플릭스 "정부가 내리라면 따를 것"
(이스탄불=연합뉴스) 하채림 특파원 = 온라인 콘텐츠 서비스(OTT) 넷플릭스의 첫 아랍어 오리지널(자체 제작 콘텐츠) 시리즈가 제작국 요르단에서 논란을 일으켰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진'(Jinn)이 지난주 공개된 이래 '외설'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고 AP통신 등이 19일(현지시간) 전했다.
진은 요르단의 고대 유적지 페트라로 현장수업을 간 10대 고등학생들이 겪는 초자연적인 사건을 다룬 스릴러다.
드라마 공개 전 요르단 사회는 첫 아랍어 넷플릭스 오리지널이 요르단의 자랑거리인 페트라를 배경으로, 요르단 작가 대본으로 제작된다는 사실에 크게 고무됐다.
지난주 진이 넷플릭스에서 공개되자 기대는 '경악'으로 바뀌었다.
고등학생 주인공들이 몰래 숙소를 빠져나와 맥주를 마시고 대마초를 피우며 비속어를 남발하는 모습에 요르단 시청자들은 충격을 받았다고 반응했다.
배우와 제작진을 향한 비난과 위협이 온라인에 쇄도했다.
국민 절대다수가 무슬림이고 보수적 정서가 지배하는 요르단 사회를 가장 당혹스럽게 한 건 입맞춤 장면이다.
소셜미디어에는 이 드라마가 '외설'이라거나 '위험'하다는 반응이 쏟아졌으며, 일부는 "포르노 같다"고 비난했다.
수도 암만에 사는 어머니 케탐 알키스와니(42)는 "애들이 그 프로를 못 보게 할 것"이라고 AP통신에 말했다.
요르단의 미디어비평가 사에드 하타르는 "요르단은 대체로 가부장제 질서를 따르고, (입맞춤 같은) 그런 표현을 드러나게 하지는 않는다"고 지적했다.
더 노골적인 묘사로 가득한 미국 프로그램을 요르단에서도 쉽게 볼 수 있지만 요르단 배우가 입 맞추는 모습이 TV로 방송된 적은 없다고 하타르는 설명했다.
앞서 넷플릭스 오리지널 제작 소식을 환영한 요르단 관광부는 "외설적 장면은 (중략) 요르단의 원칙과 이슬람 가치에 반한다"며 넷플릭스를 비판했다.
거센 반발 여론에 요르단 정부는 '접속 차단' 같은 초강수로 대응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나 접속 차단이나 검열 같은 강경 대책이 실제로 이행될지는 회의적인 시각이 지배적이다.
넷플릭스는 "일부 시청자는 내용이 도발적이라고 느꼈으리라는 점을 이해하나, 중동과 전 세계 10대는 드라마에 공감할 것으로 믿는다"고 밝혔다.
넷플릭스는 또 콘텐츠 삭제 조처는 드문 일이지만 당국이 요청한다면 따를 것이라고 덧붙였다.
tr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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