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줄 무늬' 아디다스, '2줄 무늬' 제동 실패…법원 "특색 부족"

입력 2019-06-20 10:20   수정 2019-06-20 10:44

'3줄 무늬' 아디다스, '2줄 무늬' 제동 실패…법원 "특색 부족"
EU 일반법원, 벨기에 업체 손들어줘…아디다스 "큰 영향 없다"



(서울=연합뉴스) 김기성 기자 = 독일의 글로벌 스포츠용품 업체 아디다스가 자신들의 3줄 로고를 둘러싼 유럽연합(EU) 상표권 소송에서 패소했다.
EU 일반법원(General Court)은 19일(현지시간) 아디다스의 3줄 로고는 "독특한"(distinctive) 특징을 충분히 갖지 못하다며 법적 보호를 받기에는 미흡하다는 결정을 내렸다고 독일 dpa통신과 영국 일간 가디언 등이 보도했다.
법원은 판결문에서 "그 표시는 일련의 규칙적으로 반복되는 요소로 이뤄진 하나의 정형화한 표시가 아니라 일상의 상징적인(figurative) 표시"라고 지적했다.
법원은 또 아디다스 측이 "이 표시를 만들어 사용한 이후 EU 전역에서 고유의 식별력을 획득했음을 입증하지 못했다"고 강조했다. 아디다스가 EU 28개 회원국 중 단지 5개국에서만 인정을 받았을 뿐이라는 것이다.
이번 판결은 앞서 아디다스 로고가 저만의 특징이 부족하다는 EU 지식재산권사무소(EUIPO)의 판단과 궤를 같이하는 것이다.
EU 일반법원의 이번 결정은 3줄 무늬 상표를 등록한 아디다스와 2줄 무늬를 사용해 오고 있는 벨기에 경쟁업체 '슈 브랜딩 유럽'(Shoe Branding Europe) 간 오랜 분쟁에 따른 것이다.
보도에 따르면 아디다스의 3줄 로고는 1949년 8월 축구화에 쓰일 용도로 창업자인 아디 다슬러에 의해 처음 등록됐다.
또 아디다스는 2014년 흰색 바탕에 검은색의 평행한 3줄로 이뤄진 상표권을 EUIPO로부터 공식적으로 부여받았다.
그러자 슈 브랜딩 유럽 측은 아디다스의 로그는 특징이 분명하지 않다고 주장하며 상표 등록 취소를 요구했고, 아디다스의 이 상표권은 2016년 무효가 됐다.
아디다스도 소송으로 맞서며 당시 결정을 돌리려 했으나, 이번에 EU 일반법원은 다시 상대 손을 들어줬다.
일반법원 판사는 아디다스 측이 갖가지 다른 색상을 로고에 이용하고 있다는 점도 독점적인 상표권을 인정받을 수 없는 점으로 지목했다.
아디다스 측은 이번 판결에 실망을 표시하면서 "이번 결정이 3줄 브랜드의 특정 판에 한정되는 만큼 개괄적인 브랜드 보호에는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디다스는 이번 판결에 대해 EU 최고법원인 유럽사법재판소(ECJ)에 항소할 수 있지만, ECJ가 모든 사례를 심리하는 것은 아니라고 dpa통신은 전했다.
아디다스는 이전에도 미국 패션의류업체 폴로 랠프 로렌 등 2줄 무늬를 사용하던 업체들과 여러 차례 법적 다툼을 벌인 바 있다. 로고가 서로 비슷해 소비자들의 혼동을 야기할 가능성이 있다는 게 아디다스의 주장이다.
한 예로 아디다스는 2003년에 두 줄 무늬 상품을 판매하던 독일 업체 '피트니스월드'(Fitnessworld)를 상대로 ECJ에 같은 소송을 냈지만 패했다. 당시 재판부는 "두 줄 무늬는 단순한 장식에 불과할 뿐만 아니라 소비자들이 두 회사 제품을 혼동할 우려가 없다"고 판결했다.
cool21@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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