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노이=연합뉴스) 민영규 특파원 = 미국에서 희소질환을 앓고 있는 형에게 골수를 기증하려는 베트남 동생들에게 미국 정부가 입국을 허용했다.
20일 현지 온라인 매체 VN익스프레스에 따르면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에 출마한 카멀라 해리스 상원의원은 지난 18일 미 국무부 소식통을 인용해 베트남에 사는 람레, 히엡 형제가 미국 관광비자를 받았다고 밝혔다.
람레 형제는 미국 시민권자인 형 뚜레(63) 씨에게 골수를 기증하려고 지난달 21일 베트남 호찌민시의 미국 영사관에 관광비자를 신청했다.
골수형성이상증후군 진단을 받고 시한부 인생을 사는 뚜레 씨는 미국 현지에서 적합한 골수 기증자를 찾을 수 없게 되자 베트남에 있는 친인척에게 도움을 청했다. 검사 결과 람레 형제의 유전자가 뚜레 씨와 100% 일치하는 것으로 나왔기 때문이다.
비자 신청서에는 뚜레 씨의 목숨을 구하기 위해 골수이식이 시급하다는 미국 의료진의 의견서도 첨부됐다.
그러나 미국 정부는 지난 3일 람레 형제에게 구체적인 이유를 설명하지 않고 비자를 발급해줄 수 없다고 통보했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베트남 소셜미디어(SNS)에는 "비자가 거부된 것은 정말 이해할 수가 없다"고 분개하는 글과 뚜레 씨가 조속히 골수이식을 받아 쾌차하기를 기원하는 글이 잇따라 올라왔다.
뚜레 씨 가족도 해리스 상원의원과 조이 로프그런 하원의원에게 도움을 요청했고, 해리스 의원 등이 주호찌민 미국 영사관에 질의서를 보내는 등 적극적으로 지원했다.
덕분에 지난 17일 람레 형제의 미국행 비자 발급이 허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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