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천=연합뉴스) 권훈 기자 = "제 키는 공식적으로 160㎝입니다.하하."
20일 경기도 포천의 포천 힐스 컨트리클럽(파72)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비씨카드·한경 레이디스컵 1라운드를 마친 이승연(21)은 '진짜 키가 얼마냐'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올해 KLPGA투어에 데뷔한 이승연은 작은 키에 아담한 체격이지만 장타 순위 2위(평균 258.5야드)를 달릴 만큼 엄청난 장타력으로 대회 때마다 화제가 되고 있다.
그는 "경기 때 힘을 좀 쓰면 캐리로 260야드는 보낸다"고 말했다.
이승연의 장타력은 탄탄한 하체에서 뿜어나오는 빠른 스윙 스피드에서 나온다. SBS골프 서희경 해설위원은 "볼이 맞아 나가는 모습이 마치 화살이 날아가는 듯하다"고 표현할 만큼 이승연의 드라이버샷 스윙은 빠르고 힘차다.
이승연은 장타 비결을 묻는 말엔 늘 "웨이트 트레이닝 덕분"이라고 답한다. 이승연은 "특히 엉덩이 근육과 삼두박근이 내 장타 비결"이라고 덧붙인다. 작은 체격이지만 온몸이 근육 덩어리다.
이승연은 겨울 훈련 때는 스쿼트에 집중한다. 70㎏까지 든다. 시즌 중에도 근력 운동은 빼놓지 않는다.
이날 이승연은 시원한 장타를 앞세워 버디를 10개나 잡아냈다. 그는 "드림 투어 때 버디 10개를 잡아낸 적이 있지만, KLPGA투어에서 버디 10개는 처음"이라고 말했다.
KLPGA투어에서 18홀 버디 10개는 지난달 E1 채리티 오픈 1라운드 때 이소미(20) 이후 시즌 두 번째다.
이승연은 이날 샷과 퍼트 모두 척척 맞아떨어졌다. 그는 "4라운드 대회라 첫날부터 힘 빼지 말자는 생각으로 경기를 치른 게 좋은 성적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그는 "거의 무아지경으로 경기했다"고 덧붙였다.
드라이버도 8번밖에 쓰지 않았다. 그는 "드라이버로 힘껏 칠만한 홀이 아닌 곳에서는 3번 우드나 하이브리드로 티샷했다"고 밝혔다.
그린을 2번홀(파4)과 7번홀(파3)에서 딱 두번 놓쳤는데, 그린을 살짝 벗어난 7번홀은 퍼터로 굴려 6m 버디로 마무리했다.
옥에 티는 2번홀이었다. 티샷이 페어웨이 왼쪽 등성이로 올라갔고 좋지 않은 장소에서 실수가 나와 볼을 오른쪽 숲으로 날려버렸다.
5번 만에 그린에 볼을 올려 트리플보기를 적어낸 이승연은 "개의치 않겠다"면서 "나 때문에 2번홀 평균타수가 올라갔겠다"며 웃었다.
트리플보기를 하고도 7언더파 65타를 적어낸 이승연은 "우승하려면 아무래도 많은 버디가 필요하다. 내일도 가능하면 많은 버디를 잡아내겠다"고 말했다.
지난 4월 넥센·세인트나인 마스터즈에서 생애 첫 우승을 거둔 이승연은 "신인왕 생각은 접어놓고 나니 성적이 좋아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승연은 "160㎝가 안 되는 것 같다"는 질문을 받자 "공식 프로필에 160㎝라고 나와 있다"면서 웃음으로 대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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