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라시아경제공동체 진출 발판 마련"…필리핀·영국 이어 잇단 수출 다각화 행보
(서울=연합뉴스) 김성진 기자 = 정부가 신북방 핵심국인 러시아와 서비스·투자 부문 자유무역협정(FTA)을 개시한다고 선언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유명희 통상교섭본부장과 막심 오레슈킨 러시아 경제개발부 장관이 20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한-러 서비스·투자 FTA 협상 개시'를 공식 선언했다고 밝혔다.
양국은 지난해 6월 한-러 정상회담에서 서비스·투자 FTA 협상 개시에 합의한 데 이어 지난달 말 양국의 국내준비 절차도 모두 마무리한 바 있다.
정부는 이달 들어 3일 필리핀과 FTA 협상 개시, 10일 영국과 FTA 원칙적 타결에 이어 20일 러시아와도 서비스·투자 FTA를 개시하는 등 발 빠른 수출 다각화 행보를 보였다.
이로써 우리 교역의 미·중 의존도를 완화하고 해외시장을 다변화하는 통상정책 추진에 탄력을 받게 됐다고 산업부는 설명했다.
내년 한-러 수교 30주년을 앞두고 추진되는 이번 FTA 협상을 통해 우리 기업들은 경쟁력을 갖고 있는 의료, 물류, 유통, 관광 등 서비스 부문에서 러시아시장 진출을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 투자 측면에서 러시아와 FTA 체결을 통해 러시아 제도의 투명성과 예측 가능성을 높일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양국 간에는 1991년에 발효된 한-러 투자보장협정(BIT)이 적용되고 있지만 이번 협상을 통해 그동안 변화된 통상환경을 반영한 FTA 투자 규정을 마련할 계획이다.
아울러 신북방 지역으로 수출시장을 다변화하고 러시아가 포함된 유라시아경제공동체(EAEU)와 FTA 상품 분야를 포함한 FTA를 추진하는데 동력을 확보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에 러시아와 상품 부문보다 서비스·투자 FTA를 먼저 추진하는 이유는 러시아가 EAEU 회원국으로 상품 부문만 먼저 떼놓고 협상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게다가 러시아는 EAEU-베트남 FTA에서만 유일하게 서비스·투자분야를 포함하고 있어 이번 협상으로 성장 잠재력이 큰 러시아 서비스 시장의 선점 효과를 꾀할 수도 있다.
유 본부장은 이날 선언식에서 "그동안 FTA 공백지대로 남아있던 러시아를 시발점으로 나머지 EAEU 국가(카자흐스탄, 벨라루스, 키르기스스탄, 아르메니아), 우즈베키스탄, 몽골 등 신북방 지역과의 FTA도 적극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최근 불확실성이 높아지는 글로벌 통상환경에 대응하고 신흥시장으로의 수출 다변화를 위한 교두보를 마련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유 본부장은 선언식 이후에 러시아판 실리콘밸리인 '스콜코보 혁신센터'를 방문, 러시아 첨단기업과 한국기업의 혁신 협력을 논의했다. 또 현지 기업 간담회를 통해 우리 기업의 애로사항 등을 청취했다.
러시아는 인구 1억4천만명(세계 9위)에 국내총생산(GDP) 1억6천만 달러(세계 11위)의 거대 시장이다.
sungj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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