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김정은의 정치국원 촬영 때도 없어…단정 이르다 지적도
(서울=연합뉴스) 최선영 기자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선전선동부 제1부부장이 당 정치국 후보위원에서 탈락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와 주목된다.
조선중앙통신은 21일 김정은 위원장이 전날 방북 중인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집무실인 노동당 본부청사로 초청해 당 정치국 간부들과 함께 기념촬영을 한 소식을 사진과 함께 공개했는데, 김여정 제1부부장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이날 김 위원장 부부와 시 주석 부부가 노동당 본부청사 앞에서 북한 당 정치국 성원들과 찍은 사진에 공개된 정치국 구성원은 김 위원장을 포함해 33인으로 확인됐다.
김정은, 시진핑과 집무실서 기념촬영…"불멸의 화폭 남겼다" / 연합뉴스 (Yonhapnews)
김 제1부부장은 앞서 김정은 2기 권력 재편 직후인 지난 4월 13일 김정은 위원장이 새로 구성된 정치국 구성원 33명과 찍은 기념사진에도 빠졌다.
당시엔 김여정 제1부부장이 보이지 않는 것만으로 후보위원 탈락이라고 단정하기 어려웠지만, 이번 시 주석과 촬영에도 빠졌기 때문에 후보위원 탈락이 사실이 아니냐는 분석이 조심스레 제기된다.
더욱이 전날 김 제1부부장이 평양 순안국제공항에 내린 시 주석 부부를 환영하는 고위간부 영접에도 포함돼 신병에 이상이 있는 상황은 아니다.
이에 따라 김 제1부부장이 지난 4월 10일 열린 노동당 제7기 4차 전원회의에서 정치국 후보위원에서 탈락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그러나 김여정 제1부부장이 정치국 후보위원에서 탈락했다고 단정을 짓기가 이르다는 지적도 많다.
김인태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책임연구위원은 "김영철과 달리 김여정은 오히려 최근 서열이 상승한 모습이어서 후보위원 탈락을 단정 지을 수 없고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북미 대화를 총괄했던 김영철 대남담당 부위원장은 11명의 당 부위원장 중 서열이 중간 또는 앞서 있었으나 '하노이 노딜' 이후 맨 마지막으로 밀려난 데 비해, 김여정 제1부부장은 김정은 위원장의 의전 전담 등 그동안의 '일인다역'에서 벗어난 모습이다.
김여정은 52일 만에 모습을 드러낸 지난 3일 김정은 위원장이 평양 5·1경기장에서 대집단체조 '인민의 나라'의 개막공연을 관람할 때 리설주 여사의 바로 옆자리에 자리하며 정치적 위상을 과시했다.
특히 최근 고(故) 이희호 여사의 별세와 관련해 김 위원장 명의 조의문·조화를 전달하러 판문점을 찾았는데, 리현 당 통일전선부 실장 1명만 동행했고, 경호원까지 대동하며 사실상 김 위원장의 대리인임을 보여줬다.
앞서 그가 지난해 2월 한반도 정세 변화의 물꼬를 튼 평창동계올림픽 때에는 김 위원장의 친서를 갖고 남쪽을 방문했지만, 공식 서열이 높은 김영남 당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최휘 당 부위원장 등과 동행했다.
더욱이 김여정은 전날 시 주석의 공항 영접 때 북한군 서열 1위인 김수길 군 총정치국장보다 앞자리에 도열했다. 김여정의 앞에는 김영철이 자리했다.
종전 그가 전담하다시피 했던 의전과 행사 관장은 현송월 삼지현관현악단장 겸 당 선전선동부 부부장에게로 넘어간 모습이었다.
이 때문에 김여정이 선전선동부 제1부부장에서 다른 직책을 맡은 것 아니냐는 관측도 있다.
하노이 회담 이후 북한 매체는 김여정을 직책 대신 '동지'로만 호명하고 있다.
김 책임연구위원은 "김여정이 지난해 5월 김정은 위원장의 다롄 방문 때 시 주석을 만난 인연 때문에 공항 영접단에 포함됐을지는 모르겠지만, 제1부부장 직책만으로 정치국 위원인 김수길보다 앞자리를 차지하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chs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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