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매체는 북한 및 접경지 관광 띄우기…"관광협력 한창"
(선양=연합뉴스) 차병섭 특파원 =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북한 국빈방문으로 북·중이 밀착하는 가운데, 북한과 인접한 중국 접경지역에서는 기대감 속에 대북 제재 완화 등 가능성을 주시하고 있다.
시 주석 방북 후 중국이 북한에 비료·식량 등을 지원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인 상황에서, 북한과의 경제교류 본격화를 위해 필요한 제재완화 여부에 대해 촉각을 세우고 있다.
북·중 교역의 70% 이상을 담당하는 중국 랴오닝성 단둥(丹東)의 한 한인 무역상 A씨는 21일 이에 대해 "상당히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 등 국제사회의 제재와 관련해 "시 주석이 북한에서 어떠한 카드를 하나 가져와서 G20 정상회의 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만나지 않겠나"라면서 "중국이 북미 정상회담을 위한 계기를 마련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는 현지 분위기에 대해 "아직 특별한 움직임은 없다"면서 "(대북 사업에 관심이 있더라도) 어떻게 전개되는지 지켜보고 움직이려 할 것"이라고 전했다.
랴오닝성 선양(瀋陽)의 한인 사업가 B씨 역시 "시 주석이 귀국하고 며칠 뒤에야 어떠한 지원을 하는지 소식이 들릴 것"이라면서 "아직은 들리는 게 없다"고 말했다.
그는 "무역 전쟁에서 미국이 중국을 압박하는데, 중국은 북한 문제를 지렛대로 사용하려 할 것"이라면서 "중국은 2년 반 전까지만 해도 유엔 제재에 (제대로) 동참하지 않았다. 중국이 마음만 먹으면 제재를 풀 수 있다"고 봤다.
반면 또 다른 접경 소식통은 "기대를 갖고 보다가 실망한 게 수차례"라면서 "국빈방문인 만큼 분위기가 좋겠지만, 중국이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이고 세계가 지켜보는 만큼 북한 뜻대로 제재가 풀리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중국 매체들은 최근 북한과 관련된 관광지를 조명하는 등 '관광협력' 분위기를 띄우고 있다.
관광은 현금다발(벌크캐시)이 북한으로 유입되지 않는 경우 제재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롭고, 북한도 최근 관광산업 개발에 주력하는 상황이다.
중국조선어방송넷에 따르면 두만강 하구인 지린성 훈춘(琿春)의 한 여행사 관계자 박 모씨는 "지난달 15일부터 팡촨(防川)-두만강 1일 관광 코스를 개통해 큰 인기를 끌었다"면서 "시 주석의 방북으로 더 인기를 끌지 않을까 한다"고 기대했다.
그는 이어 "북한 관광 붐이 일어 훈춘에 더 많은 관광객이 오면 좋겠다"면서 "북한 관광은 유엔제재 범위에 포함되지 않은 만큼, 향후 훈춘이 3국 국경이라는 지리조건을 잘 활용하면 여러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여행사의 진 모씨는 "시 주석의 기고문에서 문화·체육·관광 등 여러 분야 민간 친선왕래를 발전시켜야 한다는 내용을 보고 큰 믿음을 갖게 됐다"면서 "훈춘의 발전과 관광업에 봄날이 될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신화통신은 앞서 '북·중 관광협력이 한창' 제하 기사를 통해 "매년 관광 등을 위해 북한을 방문하는 중국인이 20만명에 가깝다"면서 "대다수 중국 관광객은 북한의 호텔, 가이드, 자동차, 서비스 등에 만족해한다"고 전했다.
이어 평양관광대학의 한 강사를 인용해 "봄철부터 북한 관광 성수기다. 매일 1천명 정도의 관광객이 북한을 찾고, 그중 70%가 중국인"이라면서 "북한 중국어 가이드 수요가 계속 늘고 있다"고 소개했다.
신화통신은 또 다른 기사를 통해 지난해 단둥 중조우의교를 찾은 관광객이 전년 대비 12% 증가한 100만명에 가까웠고, 지난해 훈춘을 찾은 국내외 관광객이 전년 대비 25% 늘어난 381만명을 기록했다며 접경지역 관광을 홍보하기도 했다.
bsch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