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평균 최저시급 '조기' 1천엔 달성 목표
'취업빙하기' 세대 정규일자리 3년간 30만개 창출
(도쿄=연합뉴스) 박세진 특파원 = 일본의 아베 정부가 올 10월 1일부터 예정대로 소비세율을 현행 8%에서 10%로 올리는 것으로 최종 확정했다.
이와 함께 최저임금을 전국 평균치로 조기에 시급 1천엔(약 1만800원) 수준까지 끌어올리기로 했다.
일본 정부는 21일 오후 임시 각의(국무회의)를 열어 이런 내용을 담은 경제재정 운용 지침인 '호네부토'(骨太) 방침을 결정했다.
뼈대가 굵다는 의미인 '호네부토' 방침은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총리 시절인 2001년부터 자민당 집권 정부가 매년 6월쯤 내놓는 경제재정정책의 기본방향이다.
이듬해의 예산 편성과 세법 개정 등 각종 정책에 반영된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는 이날 임시 각의 직전에 주재한 경제재정자문회의·미래투자회의 합동회의에서 "강한 일본경제를 실현하기 위해 성장전략을 대담하고 속도감 있게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아베 정부는 우선 소비세율을 예정대로 10월부터 올리기로 했다.
1989년 한국의 부가세에 해당하는 소비세를 3% 세율로 도입한 일본은 8년 만인 1997년 5%로 올린 데 이어 2차 아베 정권 출범 후인 2014년 4월 8%로 인상했다.
이후 10%로 올리는 정책을 추진하던 아베 정부는 총선 등 선거를 앞둔 시점에서 2차례 연기해 압승을 거둔 뒤 작년 10월 인상 시기를 올 10월로 다시 잡았다.
내달 예정된 참의원 선거를 앞두고 야권을 중심으로 연기론이 강하게 제기됐지만 이번에는 결국 올리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아베 정부는 소비세 인상에 따른 당장의 충격을 줄이기 위해 포인트 환원 등 다양한 대책을 시행하면서 중장기적으로는 늘어나는 재원을 유아교육 및 보육 무상화 등 전세대형 사회보장 비용으로 쓸 방침이다.
버블경제 붕괴 직후인 '취업빙하기'에 고교나 대학을 졸업해 변변한 직장을 구하지 못한 사람들을 위한 대책으로는 정규직 일자리를 향후 3년간 30만개 창출하기로 했다.
일본에선 신규 졸업자 위주의 채용 관행 때문에 버블경제가 꺼지던 1990년대 초부터 10년가량 고교나 대학을 나온 사람들이 정규직으로 진출하지 못한 경우가 많았다.
약 100만 명으로 추산되는 이들 중에는 '히키코모리'로 불리는 은둔형 외톨이가 많은 것으로 알려져 국가 차원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아베 정부는 해당 연령대를 정규직으로 고용하는 기업의 지원 제도를 강화하는 등 다양한 고용 장려 정책을 펼 방침이다.
이를 총괄하는 컨트롤타워도 이르면 7월 중 총리 직속의 내각관방 조직으로 가동해 진행 상황을 정기적으로 점검할 예정이다.
시간당 최저임금으로는 구체적인 목표 달성 시기나 인상 목표치를 명시하지 않은 채 "조기에" 전국 평균을 1천엔으로 끌어올리기로 했다.
다만 지역 간 격차를 고려한다는 문구를 추가해 유연성 있게 정책을 추진하겠다는 메시지를 던졌다.
일본의 최저 시급은 현재 전국 평균이 874엔 수준이지만 수도권인 도쿄의 경우 이미 1천엔을 넘는 등 지역별로 차이가 큰 상황이다.
NHK는 지난 3년간 최저임금이 매년 3% 정도 올랐다며 이 수준을 웃도는 인상에 기대를 거는 모양새가 됐다고 전했다.
올해 '호네부토' 방침에는 이 밖에 원하는 사람의 경우 70세까지 일할 수 있도록 하는 취업기회 보장 확대와 인구 감소로 경영이 어려워지고 있는 지방은행·버스 사업자의 경영통합 유연화 등 다양한 성장 및 규제 개혁 전략이 담겼다.
parks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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