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파울루 웨스턴대 연구진, ASM 총회에 보고서
(서울=연합뉴스) 한기천 기자 = 보건·의료 분야를 전공하는 대학생들의 휴대전화가 병원성 박테리아에 심각하게 노출돼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모바일 기기의 사용이 급격히 늘어나면서, 의료기관 종사자들이 사용하는 휴대전화가 환자에게 병원균을 옮기는 매개체가 될 수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다.
브라질 상파울루 웨스턴 대학의 리지아니 크레틀리 교수는 지난 20일(현지시간) 개막한 미국 미생물학회 연차총회(ASM Microbe)에서 이런 내용의 연구보고서를 발표했다.
21일 온라인(www.eurekalert.org)에 공개된 보도자료에 따르면 이번 연구엔 생의학과, 약학과, 치과, 영양학과, 간호학과 등 5개 관련 학과별로 20명씩 모두 100명의 학생이 참여했다.
이들의 휴대전화에 어떤 세균이 얼마만큼 있는지 검사한 결과. 약 40%에서 황색포도상구균(S.aureus)이 나왔다. 원래 병원 안팎에서 감염을 많이 일으키기도 하지만, 최근엔 강한 항생제 내성으로 주목받는 세균이다.
실제로 학생들의 휴대전화에서 검출된 S.aureus의 80%가 페니실린 내성을, 50%는 물체 표면에 달라붙는 능력을 보였다. 이런 흡착 서식 능력과 항균제 내성, 독소 등과 연관된 유전자의 발현도도 매우 높았다.
과별로는 간호학과의 박테리아 검출률이 가장 높았는데, 병원과 유사한 환경의 임상 실습이 많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크레틀리 교수는 "의료 분야에서도 휴대전화 같은 모바일 기기가 널리 사용되면서 병원 내 감염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라면서 "휴대전화는 병원 내 감염을 일으키는 박테리아의 병원소(reservoir)가 될 수 있고, 의료 인력의 손을 거쳐 환자에게 병원균이 옮겨지는 데 작용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올해 ASM 총회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오는 24일까지 닷새 일정으로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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