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유럽항공사 '항로 변경' 발표 이행 부인…이란 美드론 격추 여파 지속
(테헤란=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이란 민간항공청은 22일(현지시간) 민간 항공기가 이란 영공을 통과해도 안전하다면서 일부 유럽 항공사들의 항로 변경 발표에도 현재까지 자국 영공 이용 편수는 그대로라고 밝혔다.
알리 아베드자데 이란 민간항공청장은 이날 국영 IRNA 통신에 "이란 영공과 페르시아만(걸프 해역) 상공은 여전히 안전하다"라며 "모든 항공사가 항로를 변경하지 않고 이란 영공을 통과하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외국 항공사가 이란민간항공청에 항로 변경 또는 회피를 통보하지 않았다"라며 "이전과 다름없이 하루 1천 대의 민간 항공기가 '지름길'인 이란 영공을 이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20일 미군의 무인정찰기가 이란 혁명수비대에 격추되자 미 연방항공국(FAA)은 자국 항공사들에 호르무즈 해협과 오만해 상공의 이란 영공을 통과하는 노선을 이용하지 말라고 긴급히 명령했다.
FAA의 명령이 나오자 영국의 브리티시항공, 네덜란드의 KLM, 호주의 콴타스 항공, 싱가포르항공 등도 호르무즈 해협 상공을 우회하는 다른 항로를 이용하도록 조처했다.
독일 루프트한자는 테헤란행 노선을 유지하면서도 이란의 다른 지역 상공을 운항하는 항공노선들을 조정했다.
에어프랑스는 기존에 호르무즈 해협 상공을 비행하지 않았다면서도 제기되는 위험 요소와 관련해 항공당국과 긴밀히 연락하고 있다고 전했다.
아랍에미리트(UAE) 민간항공청도 22일 자국 항공사에 "(미군 무인기 격추에) 영향받는 항로의 안전성을 평가해 민항기 운항이 위험할 수 있다고 판단하면 이 구역을 피하기 위해 필요한 조처를 해야 한다"라고 권고했다.
항공업계에 안전 관련 안내를 제공하는 단체 OPS그룹은 21일 "이란 남부에서 민항기가 격추될 위험이 실재한다. (군용기 등으로) 오인될 가능성이 있으니 호르무즈 해협 지역을 피할 것을 권한다"고 밝혔다.
걸프 해역 상공에서는 이란-이라크 전쟁 막바지였던 1988년 7월 유일한 민항기 격추 사건이 발생했다.
당시 미군 순양함 빈센스호가 테헤란에서 두바이로 향하던 이란항공 여객기를 격추, 탑승객 290명이 모두 사망했다.
미국은 이란 여객기를 전투기로 착각했다고 해명했다.
hsk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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