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제궁서 존에 최고 영예 '레지옹 도뇌르' 훈장 수여
(파리=연합뉴스) 김용래 특파원 =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영국의 팝스타 엘튼 존과 에이즈(AIDS) 퇴치에 함께 힘쓰기로 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21일 저녁(현지시간) 엘리제궁에서 엘튼 존에게 '레지옹 도뇌르' 훈장을 주는 자리에서 "에이즈가 여전히 존재하고 사람들을 파괴한다"면서 "에이즈는 이전 세대가 아닌 바로 오늘날 젊은이들의 얘기라는 것을 우리는 인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오는 10월 프랑스 리옹에서 열리는 '에이즈, 결핵, 말라리아 퇴치를 위한 세계기금'(GFATM)의 차기 회의를 앞두고 이 재단이 세 질병을 퇴치하기 위해선 앞으로 3년간 10억 달러(1조3천억원)를 더 모아야 한다면서 동참을 호소했다고 AFP통신 등 프랑스 언론이 전했다.
GFATM은 마이크로소프트(MS)의 창립자인 빌 게이츠와 그의 부인 멀린다 게이츠, 경제학자 제프리 삭스, 코피 아난 전 유엔사무총장 등이 2002년 설립한 국제 비영리단체다.
마크롱은 이 단체는 창립 이후 에이즈, 결핵, 말라리아 퇴치 활동으로 2천700만명의 목숨을 살렸다고 강조하고, 3년간 10억 달러가 더 모이게 되면 앞으로 전 세계에서 1천600만명을 더 살릴 수 있다고 말했다.
마크롱은 이날 엘튼 존의 대중문화 발전에 대한 공헌은 물론 에이즈 퇴치 등 자선활동도 높이 평가해 '레지옹 도뇌르' 훈장을 수여했다.
레지옹 도뇌르는 1802년 나폴레옹 1세가 전장에서 공적을 세운 군인들에게 수여할 목적으로 처음 제정한 후 정치·경제·문화·종교·학술·체육 등 각 분야에서 공로가 인정되는 사람에게 프랑스 대통령이 직접 수여하는 최고 영예의 훈장이다.
마크롱은 엘튼 존에게 "친애하는 존, 음악에 대한 헌신과 에이즈 퇴치 노력은 당신의 인생의 이야기"라고 추켜세웠고, 존은 "(에이즈 퇴치 노력의) 성공은 필수적"이라면서 "내게 매우 중요한 의미가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엘튼 존은 1992년 동료 가수 프레디 머큐리가 세상을 떠난 뒤 자신의 이름을 딴 재단을 설립해 에이즈 퇴치 운동에도 힘쓰고 있다.
그는 마지막 투어 콘서트 '페어웰 옐로 브릭 로드'(Farewell Yellow Brick Road)를 끝으로 은퇴하겠다고 선언했으며, 현재 프랑스에서 투어 공연을 하고 있다.
이날 서훈식에는 존의 동성 배우자 데이비드 퍼니시와 입양한 두 자녀도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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