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부터 전세계 칠레 영사관서 접수…최대 2년 칠레 체류 가능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국기헌 특파원 = 칠레가 극심한 정치ㆍ경제 위기 탓에 고국을 떠난 베네수엘라인들에게 '민주적 책임 비자'(democratic responsibility visa)를 발급한다고 로이터 통신이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칠레 외교부는 이날 성명을 내 우리나라로 피신하려는 베네수엘라 국민은 지금까지 비자 발급이 가능했던 고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 칠레 영사관에서 '민주적 책임 비자'를 신청할 수 있다고 밝혔다.
비자는 오는 24일부터 신청할 수 있다. 비자를 받은 베네수엘라인들은 1년 동안 칠레에 머물 수 있으며, 추가로 12개월 동안 연장할 수 있다.
테오도로 리베라 외교 장관은 "해외에 있는 전 영사관에 민주적 책임 비자를 제공할 수 있도록 준비하라고 지시했다"며 "우리가 판단하는 위기의 진정한 해결책은 베네수엘라에 법치주의가 복원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칠레는 임시 대통령을 선언한 야권 지도자 후안 과이도 국회의장을 지지하고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리마 그룹 소속 12개국 중 한 곳이다.
베네수엘라 위기는 남미 현대 역사상 최대 규모의 이민 사태를 초래했다.
국제이주기구(IOM)와 유엔난민기구(UNHCR)에 따르면 최근 수년 사이 경제ㆍ인도적 위기 속에 고국을 떠난 베네수엘라 국민이 400만명을 넘는다.
2016년 이후 심화한 베네수엘라의 위기로 330만명이 베네수엘라를 등졌다. 작년 11월 이후에만 100만명이 나라를 떠났다.
현 추세라면 연말께 500만명이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베네수엘라 전체 인구 3천200만명 중 약 16%가 고국을 탈출하는 신세로 내몰리는 셈이다.
고국을 등진 베네수엘라인들은 대부분 국경이 접한 콜롬비아를 비롯해 페루, 칠레, 에콰도르, 브라질 등 중남미 국가로 도보나 버스 편으로 이동한다.
penpia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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