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3경기서 야수들은 실책·부진, 불펜은 와르르
2012년 한화이글스 때와 비슷한 모습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정말 지독한 아홉수다.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32·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이 올 시즌 10승 고지 점령에 번번이 실패하고 있다.
류현진은 23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2019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콜로라도 로키스와 홈경기에서 타선의 침묵과 수비수들의 난조로 승패를 기록하지 못했다.
류현진의 승수는 지난 5일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 원정경기 이후 3경기 연속 9승(1패)에 멈춰있다.
류현진은 이 기간 야수들의 수비 실책과 타자들의 침묵, 불펜투수들의 방화로 번번이 승리를 거두지 못했다.
류현진은 11일 로스앤젤레스 에인절스전에서 6이닝을 1실점으로 깔끔하게 막고 3-1로 앞선 7회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그런데 불펜투수 로스 스트리플링과 딜런 플로로가 7회에만 2실점 하며 류현진의 10승을 날려버렸다.
불운의 시작이었다.
류현진은 17일 시카고 컵스전에서 다시 10승에 도전했다. 이번엔 야수들이 괴롭혔다.
류현진은 1-0으로 앞선 6회 상대 팀 첫 타자 하비에르 바에스를 3루 땅볼로 유도했다. 그런데 3루수 저스틴 터너가 송구 실책을 범하면서 출루를 허용했다.
이는 2실점의 빌미가 됐다. 류현진은 승리를 추가하지 못했다. 타자들도 류현진이 던진 7회까지 단 2점밖에 올리지 못했다.
류현진은 7이닝 무자책점(2실점)을 기록하고도 10승에 실패했다.
23일 콜로라도 로키스전에서도 야수들이 문제였다.
류현진은 1-1로 맞선 3회 유격수 크리스 테일러의 포구 실책으로 2실점 했다.
타선도 터지지 않았다. 류현진은 6회까지 단 3점의 득점 지원을 받았다.
류현진은 6이닝 동안 3실점(1자책점)을 기록해 승패를 기록하지 못했다.
타선이 약한 팀이라면 이해할 수 있는 모습이다. 그런데 다저스 타선은 최근 분위기가 좋다.
콜로라도와 경기 이전 4경기에서 무려 31점을 터뜨렸다.
올 시즌 팀 타율도 0.266으로 내셔널리그 전체 2위를 달리고 있다.
그런데 다저스 타선은 류현진 등판한 경기에서만 유독 침묵하고 있다. 야수들의 실책도 집중된다.
류현진, 야속한 수비에 시즌 첫 3실점…또 10승 실패 / 연합뉴스 (Yonhapnews)
류현진은 최근 3경기에서 19이닝 2자책점, 1.06의 뛰어난 성적을 거두고도 부진한 동료들 때문에 단 1승도 챙기지 못했다. 지독한 아홉수다.
류현진이 아홉수에 걸린 건 처음이 아니다. 그는 KBO리그 한화 이글스에서 뛸 때 더 심한 경험을 했다.
류현진은 미국 메이저리그 진출을 앞둔 2012년 한화 이글스에서 극심한 타선의 침묵과 불안한 수비, 불펜 투수들의 난조로 많은 승수를 쌓지 못했다.
당시 류현진의 10승 도전은 눈물겨울 정도였다. 2012년 9월 6일 대전 롯데전에선 무려 132구를 던지는 역투 끝에 승리를 거뒀다.
10승이 달린 정규 시즌 마지막 선발 등판 경기, 10월 4일 대전 넥센 히어로즈(현 키움)전에선 연장 10회까지 128구를 던졌다.
그런데 타선이 끝내 터지지 않아 1-1 무승부로 끝났다.
류현진의 최종 성적은 9승 9패 평균자책점 2.66이었다.
당시 한화 타자들은 에이스 류현진이 등판하기만 하면 지독할 만큼 점수를 뽑지 못했다. 류현진이 완벽한 모습을 뽐내고 있는 만큼, 반드시 승리해야 한다는 부담감 때문이었다.
이런 모습은 올 시즌 다저스에서도 재연되는 분위기다. 리그 최고의 활약을 펼치는 류현진의 호투에 동료들이 얼어붙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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