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 개념 새로 정립…부처별 '따로따로 안전관리' 하나로 통일
7개 부처 합동관리…각자 내던 통계도 통합
(서울=연합뉴스) 권수현 기자 = 부처별로 제각각으로 이뤄져 정확한 사고실태 파악조차 어렵던 물놀이 안전관리를 통일하고자 정부가 물놀이 사고에 대한 법 개념을 새로 정한다.
행정적 용어에 머무르던 '물놀이 안전'의 의미를 보다 명확히 규정하고 부처마다 따로 해오던 통계도 합쳐서 낼 수 있도록 법적 근거를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24일 행정안전부 등 관계부처에 따르면 정부는 최근 구성한 물놀이 안전 관련 7개 부처 정책협의체를 통해 물놀이의 범주와 관련 안전사고의 법적 개념 정립을 추진한다.
그동안 소관 부처마다 물놀이 안전관리에 대한 개념이 다르고 관련 통계작성도 통일된 기준 없이 별도로 이뤄져 정책 대응 마련에 한계가 있었는데 이를 개선하고자 관련법 개정에 나서는 것이다.
현재 물놀이 안전관리는 행안부, 해양수산부, 문화체육관광부, 환경부, 교육부, 해양경찰청, 소방청 등 7개 부처로 나뉘어 있다.
계곡이나 강·하천 등 내수면 안전관리는 행안부, 해수욕장은 해수부, 워터파크 등 수영장 시설은 문체부, 갯벌이나 무인도 등 연안해역은 해경청, 국립공원 안은 환경부가 담당하는 식이다.
하지만 물놀이 활동 및 관련 안전사고의 개념과 범주가 명확하지 않고 적용되는 법도 달라 정책의 통일성과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물놀이' 관련 규정을 포함한 법령 가운데 '해수욕장의 이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의 경우 '물놀이 구역'을 정하고 있으나 이는 해수욕장 안에 한정된 개념이다. 행안부 시행규칙에 언급된 '여름철 물놀이 안전관리'는 부처 내 업무를 규정하는 수준에 그친다.
이밖에 각 지방자치단체에서 조례를 통해 '물놀이 안전사고'와 '물놀이 관리지역', '물놀이 위험구역' 등을 정하고 있지만 지자체별로 정의가 조금씩 다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정책 수립의 기본 틀인 물놀이 사고 통계부터 정확하게 내기 어렵다.
정부가 밝힌 지난해 물놀이 사고 현황을 보면 모두 32건의 사고가 발생해 33명이 사망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는 행안부와 해수부가 여름 행락철(6∼9월)에 한해 내수면과 해수욕장에서 발생한 사고만 집계한 것으로, 해경에서 파악하는 연안해역 사고 사망자 124명은 포함하지 않는다.
연안해역 사고 사망자 가운데 물놀이 안전사고 관련이 정확히 얼마나 되는지 파악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해경은 발생 장소를 기준으로 갯벌 등 연안해역에서 일어난 수난사고를 집계해 익수·추락·고립 등 유형별로 구분하지만, 사고자가 물놀이 중이었는지 아니면 길을 가다가 파도에 휩쓸린 것인지 등은 따로 나누지 않는다.
이런 상황을 정리하기 위해 정부는 물놀이 안전관리 범정부 협의체를 구성해 7개 관련 부처가 합동관리에 나서도록 하면서 물놀이 관련 법적 개념을 정립하는 작업에도 착수하기로 했다.
여름 물놀이 철이 끝나는 9월 이후 올해 협업 성과를 바탕으로 물놀이 활동과 안전관리에 대한 명확한 개념을 정리하고, 정부 부처와 지자체 전반에 적용되도록 관련 법 개정을 추진할 방침이다.
물놀이 안전사고의 법적 개념이 명확해지면 정부 차원의 안전관리는 물론 사고 발생 시 보상 문제, 책임소재를 가리는 부분 등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행안부 관계자는 "물놀이 안전 관련 정책의 최우선 목표가 인명사고를 줄이는 것인데 부처별로 대응하다 보니 한계가 있었다. 물놀이 안전의 개념도 행정적으로 접근하는 것과 국민 인식 간에 거리가 있어 이를 개선하고자 법적 근거를 마련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inishmor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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