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리그 출신 캘러웨이 감독은 기자에 욕했다가 두 차례 사과
(서울=연합뉴스) 장현구 기자 = 미국프로야구(MLB) 뉴욕 메츠 선수와 구단 직원들에게 요즘 바람 잘 날 없는 나날이 이어지고 있다.
감독은 담당 기자에게 욕설을 퍼부었다가 큰 화를 치렀다. 곧바로 당사자는 물론 취재진에게 사과하고 구단의 벌금 징계도 받았다.
급기야 단장이 감독에게 경기 중 선수 교체를 지시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메이저리그에선 구단 단장이 선수 영입·보강·계약 등 팀 운영 전반을 책임지고, 감독은 선수들을 적재적소에 활용해 경기 운영을 담당하는 식의 이원화 체계가 정착했다.
시즌 중에라도 경기 후면 모를까 경기 중에 구단 고위층이 감독의 경기 운영에 간섭하는 일은 별로 없다.
그러나 선수 대리인(에이전트) 출신인 브로디 밴 왜거넌 메츠 단장은 현장과 구단 프런트의 전문성을 중시한 전통을 따르지 않고 미키 캘러웨이 감독에게 직접 선수 교체를 지시해 또 화제에 올랐다.
캘러웨이 감독은 2005∼2007년 KBO리그 현대 유니콘스(현 키움 히어로즈의 전신)에서 3년 통산 32승(22패)을 올렸다.
뉴욕 포스트는 25일(한국시간)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밴 왜거넌 단장이 집에서 TV로 경기를 보다가 구단 지원팀 관계자와 전화를 주고받은 뒤 에이스 제이컵 디그롬의 교체를 캘러웨이 감독에게 지시했다고 소개했다.
해당 경기는 2일 메츠와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의 경기였다.
당시 선발 등판한 디그롬은 6⅔이닝 동안 삼진 7개를 뽑아내며 1실점으로 호투 중이었고, 4-1로 앞선 상황에서 엉덩이 쪽 경련을 이유로 구원 투수에게 배턴을 넘겼다.
뉴욕 포스트는 디그롬이 더 던질 수 있었는데도 강판한 것에 기분 나빠했다고 썼다.
메츠는 결국 5-1로 승리를 앞뒀다가 8회 말 4점을 줘 동점을 허용한 뒤 연장 11회 말 5-6으로 역전패했다.
뒷말을 남긴 투수교체를 두고 캘러웨이 감독은 자신의 결정이었다고 주장했지만, 뉴욕 포스트의 보도로 이는 밴 왜거넌 단장의 직접 지시였음이 드러났다.
밴 왜거넌 단장이 디그롬의 교체를 지시한 정확한 이유는 알려지지 않았다.
인터넷 포털 야후 스포츠는 밴 왜거넌 단장이 캘러웨이 감독의 결정권을 침해한 또 다른 사례로 마무리 투수 에드윈 디아스의 기용법을 들었다.
구단은 올해 디아스를 9회에만 마운드에 올려 딱 1이닝만 던지게 하도록 기용 기준을 정했다.
이에 따라 캘러웨이 감독은 올 시즌 딱 두 번만 디아스에게 아웃카운트 4개 이상을 맡겼다.
이기기 위해 급한 상황이라도 캘러웨이 감독은 디아스를 함부로 마운드에 올리지 못한다.
ESPN에 따르면, 밴 왜거넌 단장은 경기 중 개입 보도를 부인하면서 "경기 중 트레이너 팀과의 의사소통은 정상 절차"라고 강조했다.
캘러웨이 감독도 "선수가 다쳤을 때만 구단 윗선과 이야기한다"며 단장의 경기 운영 개입에 선을 그었지만, 미국 언론은 여전히 이를 믿지 못하는 눈치다.
한편 메츠 구단은 24일 시카고 컵스에 패한 뒤 투수교체 실패와 관련해 질문하던 기자에게 욕설하고 위협한 캘러웨이 감독과 투수 제이슨 바르가스에게 벌금 징계를 내렸다.
액수는 각각 1만 달러(1천155만원)로 알려졌다.
캘러웨이 감독은 25일 담당 기자들 앞에서 두 번이나 욕설 사건을 사과했다.
cany990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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