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천만원 받아 800만원 전달…브로커측 "혐의 전부 인정"
(인천=연합뉴스) 손현규 기자 = 유흥업소에 접대부를 공급하는 이른바 '보도방' 업주의 뇌물을 건네받아 현직 경찰 간부에게 전달한 브로커에게 검찰이 징역형을 구형했다.
검찰은 25일 인천지법 형사12부(송현경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결심 공판에서 뇌물공여 등의 혐의로 기소한 브로커 A(45)씨에게 징역 1년6개월에 200만원 추징을 구형했다.
A씨 변호인은 "피고인은 혐의를 전부 인정하고 있다"며 "범죄 수익으로 얻은 이익이 200만원으로 적고 동종 전과가 없는 점 등을 고려해 달라"고 호소했다.
A씨는 최후 변론을 통해 "진심으로 뉘우치고 많이 반성하고 있다"며 "열심히 살겠으니 선처해 달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말 보도방 업주 B(45)씨로부터 받은 뇌물 1천만원 가운데 800만원을 경기남부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 소속 C(47) 경위에게 전달한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지난해 '허위 난민 사건'에 연루된 B씨로부터 "인천 출입국외국인청의 수사를 받고 있다. 구속을 피할 방법이 없느냐"는 부탁을 받고 C 경위를 소개해 준 것으로 조사됐다.
B씨는 2017년 8월부터 올해 2월까지 카자흐스탄 현지 노래방 등지에서 외모가 뛰어난 여성 200여명을 뽑아 무비자로 국내에 입국하게 한 뒤 허위 난민신청을 통해 장기간 국내에 체류하며 유흥업소에서 일하게 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는 이 사건으로 인천 출입국외국인청의 수사를 받게 되자 평소 알고 지낸 A씨를 통해 C 경위와 짜고 경찰에 자수했다.
C 경위는 지난해 10월 "출입국외국인청이 허위 난민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상황에서 경찰에 자수하면 똑같은 사건을 2곳에서 수사하는 게 된다"며 "경찰이 수사 중이라 출입국외국인청이 직접 구속하지는 못할 것"이라고 B씨에게 조언했다.
실제로 C 경위가 자수한 B씨를 직접 조사했고, 경기남부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B씨를 불구속 입건해 검찰에 송치했다.
그러나 B씨는 검찰이 올해 초 수사한 허위 난민 사건으로 결국 구속기소 됐다.
이날 재판에는 뇌물수수 등 혐의로 기소된 C 경위도 피고인으로 출석했으나 그의 변호인은 자료 송달을 늦게 받았다는 이유로 검찰 측 공소사실에 관한 의견을 밝히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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